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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 최측근 “러, 가장 위험한 순간…패배할 여유없어”
세르게이 카라가노프 英시사지 인터뷰
“이기지 못하면 예상 못한 정치적 영향”
“최악에도 국가 붕괴 아닌 가혹 독재정권”
“나토와 직접 충돌 가능성 커지고 있어”
“러시아, 중국의 힘에 저항 훨씬 어려워져”
싱크탱크인 러시아외교국방위원회의 세르게이 카라가노프 명예의장.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러시아 외교 정책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힌다. [러시아국제문제위원회 홈페이지]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블라디미르 푸틴(69)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러시아 외교정책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히는 세르게이 카라가노프(69·사진) 러시아외교국방위원회 명예의장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러시아는 패배할 여유가 없기 때문에 일종의 승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의 보좌관도 지낸 카라가노프 의장은 서방 중심의 세계질서를 거부하는 이른바 ‘푸틴 독트린’의 이념적 토대를 놓은 외교적 매파로 분류된다.

3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카라가노프 의장은 영국 시사주간지 더뉴스테이츠먼과 인터뷰에서 지금이 러시아에 가장 위험한 순간이라고 생각하냐고 하자, “그렇다. 이건 실존적 전쟁이다. 어떻게든 이기지 못하면 1990년대 초반보다 훨씬 심각한 예상치 못한 모든 종류의 정치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나 첫째 러시아가 이길 것이고 둘째 우린 강력한 정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걸 피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최악의 상황이 발생해도 국가의 해산이나 붕괴가 아니라 가혹한 독재정권에 가까울 거다. 패배는 생각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카라가노프 의장은 현 시점에서 러시아 크렘린궁의 최종 목표, 침략의 성공적인 결과가 뭐냐는 질문에 “전쟁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우크라이나의 분할이 어떤 식으로든 포함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마지막에 우크라이나라고 불릴 수 있는 게 남아 있길 희망한다”면서도 “우리가 전쟁에서 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 긴장고조의 분명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이 전쟁은 서방과 나머지 사이의 대리전이고, 러시아는 역사상 그래왔듯 ‘나머지의 정점(pinnacle of the rest)’”이라며 “러시아 엘리트의 이해관계가 매우 높고 그들에게 이건 실존적 전쟁”이라고 설명했다.

카라가노프 의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유에 대해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확장 등을 거론, “아마 지금부터 3~4년 후엔 러시아 영토에서 (전쟁이)일어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크렘린궁은 싸워야 한다면 다른 누군가의 영토, 이웃과 형제국의 영토, 한 때 러시아 제국의 일부였던 곳에서 싸우자고 결정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진짜 전쟁은 서구의 팽창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해 러시아와 나토간 직접적 충돌 위험이 있냐고 하자, “틀림없이 직접적인 충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나토 헌장 5조(회원국 가운데 한 나라가 공격받으면 전체에 대한 침공으로 간주해 집단 대응)가 무가치하다면서도 “다른 나라 방어를 위해 국가들이 집결할 수도 있다. 하지만 러시아와 같은 핵 국가를 상대로 미국이 개입한다면 미국 대통령의 결정은 미친 짓”이라고 했다.

카라가노프 의장은 우크라이나의 국가 정체성과 관련, “국가 역사가 매우 제한적이고, 국가를 건설하는 엘리트가 없기 때문에 소련연방 이후 절대적인 패배자였다”면서 “우크라이나가 살아남을지 여부는 알 수 없다. 이 전쟁 혹은 군사작전, 당신이 뭐라고 부르든 그게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카라가노프 의장은 이 전쟁으로 러시아는 중국의 통제 아래 들어갈 거라는 주장이 있다고 지적하자, “문화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중국의 부속국이 될 가능성이 없다”면서도 “우크라이나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나토 문제를 해결해야 중국에 대해 강한 위치에 설 수 있다고 말해왔는데, 이제 러시아가 중국의 힘에 저항하는 게 훨씬 어려워 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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