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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폰, 집에서 혼자 고칠 수 있어요?” 몇 푼 아끼려다 ‘낭패’
‘아이픽스잇(ifixit)’이 삼성전자의 갤럭시S20 울트라 분해하는 모습.[유튜브 ‘아이픽스잇(ifixit)’ 캡처]

[헤럴드경제 김현일 기자] “내돈내산 삼성폰, 이제 수리도 내가 직접?”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를 소비자가 직접 고칠 수 있도록 하는 ‘셀프수리 프로그램(self-repair program)’을 내놨다. 소비자 입장에선 수리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이점이 있지만 일각에서는 자칫 직접 수리하다가 오히려 더 큰 돈이 나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삼성전자 미국법인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자사 뉴스룸을 통해 현지업체 ‘아이픽스잇(ifixit)’과 협력해 올 여름부터 이 같은 서비스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픽스잇은 전자기기 분해 전문 사이트로 유명하다. 자사 홈페이지에 각종 스마트폰을 분해해 꾸준히 사진을 올리고 있다. 셀프수리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수리 매뉴얼도 제공한다. 홈페이지에는 이미 아이폰 수리방법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이픽스잇(ifixit)’이 게시한 애플 아이폰13 스크린 셀프수리 가이드 동영상. [유튜브 ‘아이픽스잇(ifixit)’]

이번 삼성의 결정으로 셀프수리를 원하는 소비자는 부품 정품과 수리도구를 직접 구매해 매뉴얼을 보면서 집에서 직접 기기를 고칠 수 있게 된다. 셀프수리가 가능한 제품은 갤럭시S20·갤럭시S21 시리즈, 갤럭시탭S7+다. 액정 디스플레이와 후면 글래스, 충전포트 등을 직접 수리할 수 있다.

앞서 애플도 작년 11월 아이폰12·아이폰13과 맥을 집에서 스스로 수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줬다. 기존 공식 서비스 센터를 유지하면서 자가수리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해당 옵션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해외에선 이미 전자기기를 직접 ‘수리할 권리’(right to repair)’를 보장하라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다. 전자기기 수리에 필요한 도구와 부품을 누구나 평등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 요지다.

‘아이픽스잇(ifixit)’이 게시한 애플 아이폰11 배터리 셀프교체 방법. [‘아이픽스잇(ifixit)’ 홈페이지]

국내 일부 사용자들도 수리비 절감을 위해 해외에서 ‘직구’한 부품으로 갤럭시폰을 셀프수리했다며 블로그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제20대 대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수리할 권리 보장’을 소확행 공약으로 내걸어 제도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국회에 관련 법안도 계류돼 있는 상태다.

애플에 이어 삼성도 이번에 미국에서 일부 기종에 한해 셀프수리의 물꼬를 트면서 ‘수리할 권리 보장’ 움직임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향후 셀프수리가 가능한 기종을 더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IT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폴더블폰인 갤럭시Z 시리즈는 디스플레이가 복잡해 셀프수리 목록에 추가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123RF]

업계에서는 셀프수리 문화가 자리잡으면 2년마다 새 폰으로 교체하는 빈도도 감소해 폐IT기기 발생도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카일 윈스(Kyle Wiens) 아이픽스잇 대표도 이번 삼성과의 협력을 반기며 “셀프수리가 곧 지구를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기에 서툰 일반 소비자들이 직접 수리하다가 오히려 더 심하게 망가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 때문에 셀프수리 프로그램을 얼마나 활용할 지 의문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앞서 애플도 셀프수리 허용 방침을 밝히면서 “전자기기를 수리할 수 있는 지식과 경험을 갖춘 개별 기술자들을 위한 것”이라며 “대부분의 고객들은 전문 수리 제공업체를 방문할 것”을 권장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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