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일 국가안보회의를 영상으로 주재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5월초를 목표로 돈바스와 우크라이나 동부의 다른 지역을 장악하는 데 집중하려고 전쟁 전략을 수정했다고 CNN이 2일(현지시간) 미국 정보당국의 평가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지 한 달이 넘었지만 러시아 지상군이 예상 밖의 고전을 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승리를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고, 우크라이나 동부가 이를 달성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이라고 미 관리들은 판단하고 있다.

러시아의 승리 선언 예상 일자는 5월 9일로, 2차 세계대전에서 러시아가 독일 나치에 승리를 거둔 전승기념일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이번 전쟁에서 일종의 승리를 축하하길 원한다고 관리들은 말했다.

다른 관리들은 그러나 러시아의 축하행사가 있더라도 실제 승리는 더 멀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고 CNN은 전했다.

유럽의 한 국방부 관계자는 “푸틴은 전쟁 상황이나 평화회담과 상관없이 5월 9일 승리 퍼레이드를 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과 유럽 관리들은 그러나 수사학적으로 어떤 데드라인(마감시한)을 정한다고 해도 러시아가 장기간 전쟁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현실을 바꾸지 못한다고 했다.

한 유럽 외교관은 크렘린궁이 낙관적으로 얘기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길고 긴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5월 시간표엔 몇 가지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다. 겨울 동안 얼어 붙었던 땅이 부드러워지면 러시아군의 지상부대가 기동하기 더 어려워지고, 이는 부대가 가능한 한 빨리 제 위치에 배치되는 게 중요하다는 걸 의미한다고 미 정보당국은 평가한다.

우크라이나 관리들도 5월 9일을 공개적으로 지목했다. 올렉시 다닐로프 우크라이나 안전보장이사회 사무총장은 지난달 31일 “푸틴 대통령은 5월 9일을 앞두고 이 전쟁의 승리 퍼레이드를 목표로 세웠다”고 말했다.

아르세니 야체뉴크 전 우크라이나 총리는 지난 1일 CNN에 “그(푸틴)의 궁극적 목표는 우크라이나를 장악하는 것이었고,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나 실패했다”면서 “내가 아는 한 푸틴은 플랜B로 전환했고, 여기엔 일종의 데드라인이 있다”고 말했다.

미 정보당국은 푸틴이 이 전쟁의 총사령관을 처음으로 지명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CNN은 전했다. 러시아의 더 큰 성공을 위해서라면서다. 미국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남부에 있던 장군을 총사령관에 지명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 지역은 러시아가 목표 달성에 성공한 곳이기 때문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