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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의 ‘화통 리더십’…협치와 정무감각이 ‘소통하는 대통령’ 관건
‘대선 약속지키기’ 민생행보…시장·산불피해 현장·배식 봉사
용산 집무실·천막 기자실에서 보여준 ‘추진력’…스킨십 강화
독대로 현안 푸는 스타일…오찬 정치·업무보고 깜짝 방문도
추진력과 밀어붙이기는 한 끗…“정무적·전략적 고려는 미흡”
여론·정무판단 집약체 ‘청문회’…“진짜 리더십은 위기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0일 서울 명동성당 내 무료 급식소인 명동밥집을 찾아 배식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화통한 당선인’에서 ‘소통하는 대통령’으로.

1일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 후 3주를 지나게 됐다. 취임까지는 39일이 남았다. 선거운동 기간까지 더하면 윤 당선인의 그동안의 행보는 새 정부 출범 후 국정운영 스타일과 리더십을 보여주기에 짧지 않은 시간이었다. 대선 후보와 ‘예비 대통령’ 자격으로서 윤 당선인은 특유의 추진력과 친화력으로 ‘화통 리더십’을 보여줬다. 정치전문가들은 윤 당선인이 취임 후엔 정무적 감각을 갖춘 ‘소통하는 대통령’으로서 국정운영능력을 입증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치에 입문한 지 8개월만에 대선에 승리한 윤 당선인의 스타일은 ‘화통함’으로 요약된다. 격식을 차리지 않고 국민 앞에 다가가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다만 이러한 당선인의 메시지가 충분하게 전달되지 않고, 특유의 ‘밀어붙이는’ 스타일에 우려도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진정한 ‘윤석열식 리더십’은 여론과 정무적인 판단이 중요한 청문회 정국에서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 당선인이 가장 힘주고 있는 일정은 민생 행보다. 윤 당선인은 “선거가 끝나면 다시 찾겠다”고 약속했던 남대문 시장과 경북 울진 산불피해 현장을 방문하고 ‘명동 밥집’에서 배식 봉사를 했다. 당선인이 된 후 약속했던 대로 한국무역협회를 방문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를 “약속 지키기 행보”라고 설명했다.

용산 대통령 집무실 이전 과정에서도 찬반 여부를 떠나 ‘추진력’도 보여줬다는 평가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은 당선인의 핵심 공약 사안이었고, ‘광화문’에서 ‘용산’으로 결정한 배경의 설득력이 중요했던 만큼 당선인이 직접 마이크를 잡았다. 윤 당선인은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 마련된 인수위 사무실 외부에 ‘천막 기자실’ 설치를 직접 주문했고 출·퇴근길에 종종 들러 취재진과의 접점을 늘렸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천막 기자실을 방문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인수위 업무를 지휘하면서는 검찰 재직 시절부터 유명했던 ‘친화력’과 ‘소탈함’의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는 내부 자평이 나온다. 윤 당선인은 통의동 출근 첫 주에 ‘오찬 일정’을 모두 공개하며 인수위 인사들과 격의없이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수위의 국토교통부 업무보고 현장에 깜짝 방문해 직접 부동산 문제에 대한 방향성을 설명했다.

최근 인수위 핵심 관계자들과의 인사 문제를 풀 때도 특유의 ‘윤석열식 스타일’을 선보였다. 윤 당선인은 지난 29일 안철수 인수위원장, 권영세 부위원장,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과 독대 면담에서 장시간 대화를 나눈 후 당사자가 거취를 결정하도록 배려했다. 1:1 만남을 선호하는 것은 후보 시절 ‘원팀’ 형성을 위한 경쟁 후보들과의 관계를 푸는 방식으로 일관됐던 당선인의 스타일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국민과 소통한다는 측면에서는 능동적인 자세이고, 생각보다 친화력도 강하고 김치찌개 오찬과 독대를 통한 문제 해결 등에서 적극적인 리더십의 자세는 좋다”고 밝혔다.

반면 ‘보여주기’라는 비판과 ‘불통’의 지적도 있다. ‘추진력’과 ‘밀어붙이기’는 한 끗 차이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큰 흉은 없어 보이지만 국민들에게 주는 감동도 없어서 과거에 비해서 무색무취한 것 아닌가”라며 “소통하고 권위를 깬다면 대통령 집무실을 움직이는 것도 국민 공모하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인수위 출범 초기 방역과 민생 문제보다 집무실 이전,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문제가 이슈화되면서 ‘아젠다 세팅’에서 실패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엄 소장은 윤 당선인의 지지율이 과거 역대 대통령 당선인들에 비해 저조한 이유에 대해 “아젠다 세팅에서 실패하면서 초기 국정 동력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며 “정무적이고 전략적 고려는 미흡하다”고 분석했다.

윤 당선인의 진짜 리더십은 내각 구성이 완료되고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청문회 정국’을 어떻게 돌파하는지에서 판가름이 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곧 다가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국민들에게 1차 판단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리더십은 위기에서 발휘되지 평시에는 보이지 않는다”며 “집무실 이전 문제에서 추진력을 보여줬지만, 아직 무언가를 보여줄 기회도 없었고 인수위의 권한도 없었다”고 말했다.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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