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美, 러 반도체·항공·해운업 추가 제재…러 ‘자립경제’ 맞대응
최대 반도체 생산社 미크론 등 21개 업체·관계자 13명 새 제재 명단 포함
미 상무부 “러·벨라루스 120개 기업 무더기 수출 제재 예정”
러, 자체 개발 최신 여객기에 자국산 엔진 사용…美 기업 제품 대체
전문가, ‘러시아 요새화’ 수입 대체 정책 효과 “비현실적” 비판
러시아에서 열린 한 박람회장에 설치된 러시아 최대 반도체 생산업체 미크론 홍보 부스의 모습. [originexpo]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러시아의 숨통을 더 세게 옥죄고 나섰다. 러시아의 항공, 해운, 전자 분야 기업과 개인에 대한 추가 제재 조치를 내놓으면서다.

미 재무부는 31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러시아 최대 반도체 생산업체 미크론을 포함해 초소형 전자 부품 최대 수출업체 등 21개 기업과 관계자 13명을 새로운 제재 명단에 포함했다.

미크론은 러시아 국가 결제 카드 시스템에 사용되는 반도체를 만드는 회사라고 미 재무부는 덧붙였다. 또, 이번 제재에는 그동안 제재 명단에서 빠졌던 세르니야 엔지니어링, 세르탈 등 첨단 군 장비 제조 업체도 이름을 올렸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성명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를 침범했을 뿐 아니라 무고한 시민을 공격했다”며 “이 말도 안 되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푸틴의 ‘전쟁 기계’에 대한 제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 상무부는 또 4월 1일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120개 기업을 추가로 수출 제재 명단에 포함할 예정이다.

케이트 베딩필드 백악관 공보국장은 브리핑에서 “내일 상무부가 항공 및 해운 분야의 러시아 및 벨라루스 기업에 대해 추가 수출 제재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명단에 포함되면 별도 허가가 없는 한 미국의 첨단 기술을 사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블룸버그 통신은 국제사회의 계속 이어지는 대규모 제재에도 현재까지 러시아의 상위 20위 부호 가운데 절반가량이 여전히 제재의 영향 밖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계를 지적했다.

러시아도 미국의 제재 ‘융단 폭격’에 대응, 자급자족 경제 구축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러시아 국영 통신 RIA는 러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러시아가 개발한 신형 중단거리 여객기 ‘MS-21-300’ 제작 과정에 사용되는 엔진을 수입산(産) 대신 자국산으로 교체해 사용한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영 항공기 제작사 이르쿠트가 개발한 MS-21-300은 대표적인 미국 방위산업 업체인 레이시온 테크놀러지스의 자회사 프랫엔휘트니(P&W)가 제작한 엔진이 사용되는 것으로 당초 설계됐다.

러시아 국영 항공기 제작사 이르쿠트가 개발한 신형 중단거리 여객기 ‘MS-21-300’가 하늘을 날고 있다. [TASS]

유리 보리소프 러시아 부총리는 “향후 러시아가 자체 개발한 신규 여객기엔 러시아 국영 항공기 엔진 제조업체 UEC가 생산한 PD-14 엔진만 사용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생산량을 빠르게 늘리기 위해 정부가 설비 증설 지원에도 나서겠다 덧붙였다.

이처럼 러시아는 지난 2014년 크름(크림)반도 병합 이후 계속된 수입 대체 전략에 가속도를 붙일 전망이다.

‘러시아 요새화(Fortress Russia)’로 불리는 수입 대체 정책에 러시아는 2015~2020년 세출예산의 1.4%에 해당하는 2조900억루블(약 30조7857억원)을 투입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다만, 실효성에는 의문부호가 달린다. 해당 정책 시행 이후 러시아 경제의 수입품 의존도가 오히려 악화했기 때문이다. 러시아 가이다르경제정책연구소 조사 결과 지난해 러시아 국내 제조업체의 81%가량은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수입품을 대체할 자국 제품을 찾을 수가 없다고 답했고, 절반 이상은 자국 생산품의 품질에 만족하지 못했다.

독일국제안보연구원의 러시아 경제 전문가인 야니스 클루게는 “러시아 같은 작은 경제가 복잡한 첨단 기술 제품을 자체적으로 제조할 수 없기에 러시아의 이런 계획은 시작부터가 비현실적”이라고 분석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