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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의 막판 변심…“유럽, 가스대금 유로화로 내도 돼”
獨 정부 “푸틴, 숄츠총리와 전화통화서 밝혀”
“루블화만 받겠다” 시행 ‘D- 1’에 유화 제스처
‘가스프롬銀에 유로화 입금→루블화로 러 송금’
크렘린,“달러 위상 급락…루블화 확대 불가피”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로이터·EPA]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독일 정부는 30일(현지시간) 유럽은 러시아가 공급하는 가스 대금을 루블화로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보증을 러시아로부터 받았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가를 치르게 할 목적으로 강력한 제재를 부과하자 보복 차원에서 지난 23일 ‘비우호적 국가’는 루블화로만 가스 대금을 내도록 하라고 내각에 지시했는데, 시행일(31일)을 코 앞에 두고 마음을 바꾼 것이다.

독일 일간 도이체빌레(DW)·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한 전화통화에서 유럽은 유로화로 가스대금을 계속 지불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독일 정부는 성명에서 “푸틴 대통령은 대금이 가스프롬은행에 입금된 뒤 루블화로 러시아에 송금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가스프롬은행은 현재 서방의 제재 대상이 아니라고 DW는 전했다.

독일 정부 대변인은 “숄츠 총리는 통화에서 이 절차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절차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서면 정보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앞서 주요 7개국(G7) 에너지 장관은 지난 28일 화상회의를 갖고 가스 대금의 루블화 지급을 거부하기로 입장을 정했고, 러시아 측은 가스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경고를 했다.

에너지 대란이 더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현실화하자 독일 정부는 이날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에 대비해 비상 계획을 발동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의 변심으로 일단 파국에선 한 발 멀어진 셈이지만, 러시아에선 푸틴 대통령과 숄츠 총리의 통화에 대해 독일과 같은 설명이 나오지 않았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숄츠 총리에게 러시아가 대금 결제로 루블화를 요구한 것과 관련, "유럽연합(EU) 회원국이 러시아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를 동결해 국제법 규범을 위반했다는 사실에 의해 정당화된다"고 말했다.

러시아 대통령궁인 크렘린은 루블화 사용의 정당성에 대해 한 발 더 나아간 주장을 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세계 기축통화로서 미국 달러화의 위상이 급락하고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다른 통화에 대한 신뢰도 현재 최고 수준이 아닌 점을 감안하면, 이런 과정에서 국가 통화(루블화)의 사용 확대가 유일하고 불가피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내각이 이미 다른 나라와 결제를 하는 데 루블화 사용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아울러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의장이 루블화로 결제하는 수출 상품 목록을 천연가스 뿐만 아니라 원유, 곡물 등으로 확대하자고 이날 제안한 것과 관련, “매우 실현 가능하고, 국가원수의 지시가 있다면 분명히 특정 제안의 형태를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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