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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 역대 처음으로 종정 추대법회 참석…靑 "민주당과 갈등도 고려"
15대 종정 성파 대종상 추대 법회 참석
정청래 '봉이 김선달'발언으로 불교계 반발
문재인(맨 오른쪽)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인 2017년 5월 3일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조계사를 찾은 바 있다. 박해묵 기자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현직 대통령 중 처음으로 조계종 종정 추대 법회에 참석했다. 종정은 불교 각 종단의 최고지도자를 뜻한다. 문 대통령의 이번 방문으로 껄끄러웠던 여권과 불교계가 갈등을 봉합시킬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 조계사에서 열린 대한불교조계종 제15대 종정 ‘중봉 성파 대종사’ 추대 법회에 참석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우리나라 최대 불교종단의 하나로, ‘종정’은 종단의 신성을 상징하며 종통을 승계하는 최고의 권위와 지위를 갖는다. 종정은 5년마다 추대된다. 이번에 추대된 중봉 성파 종정은 2022년 3월 26일부터 임기가 시작됐다. 이날 추대 법회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비롯해 불교계와 이웃 종교 대표자, 인도대사 등 주한 외국 대사, 여야 4당 대표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정·관계 인사 등도 참석했다.

청와대는 "불교계의 최고 어른인 종정 예하의 추대를 직접 축하하기 위해 현직 대통령으로서 최초로 종정 추대 법회에 참석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 설 연휴에는 김 여사가 경남 양산 통도사에서 성파 대종사를 예방하고 신년인사와 더불어 종정 추대를 축하한 바 있다.

여권과 불교계는 이른바 정청래 민주당 의원의 '봉이 김선달' 발언으로 마찰을 빚어왔다. 정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해인사 문화재 관람료를 '통행세'에, 이를 걷는 사찰을 '봉이 김선달'에 비유해 불교계가 거세게 반발했다. 1월에는 윤호중 당시 원내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민주당 의원 30여명이 조계사를 찾아 참회의 뜻을 담은 108배를 올리기도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도 2월 서울 강남 봉은사에서 자승 스님 등을 만나 "그동안 불교계에 여러 불편을 드린 점에 대해서 거듭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의 이날 방문에 민주당과 불교계의 갈등도 고려됐냐'는 질문에 "그것도 고려됐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불교계 일부에서는 그동안 가톨릭 신자인 문재인 대통령을 '종교 편향'이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 1월 조계사에서는 '정부의 종교 편향'을 주제로 전국승려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사무총장 도각 스님은 이날 승려대회 연설문에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취임 축복미사를 드리고, 해외 순방길에는 빠짐없이 성당을 방문하며, 국가원수로서는 매우 굴욕적인 '알현'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우리 민족의 평화를 교황에 부탁하는 등 특정 종교에 치우친 행보를 해왔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개인의 종교적 신념이 공공의 영역에 투영돼 정부와 공공기관의 사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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