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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리 안 맡겠다는 안철수, 그가 그리는 그림은?
인수위 후 재충전 의사 밝혀
“당 지지기반 넓히는 일 할 것”
“경기도지사 출마 생각 없어”
일각 “합당 후 당권도전 무게”
인수위원장 역할 잘 마친 뒤
5년 뒤 차기대선 염두 둔 듯
김은혜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이 30일 오전 서울 통의동 인수위에서 정례브리핑을 하면서 향후 인수위 일정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이후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가졌으며, 총리 인선 등에 관한 개인적인 입장을 밝혔다. 박해묵 기자

윤석열 정부 초대 국무총리 후보군에 거론된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총리를 맡을 의사가 없다는 의사를 공식화하며 추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정치권에서는 안 위원장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 이후 당권 도전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안 위원장은 30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인수위원장 이후 향후 행보에 대해 “당의 지지 기반을 넓히는 일들, 정권이 안정될 수 있는 그런 일들에 공헌할 수 있는 바가 많다고 생각하고 그런 일들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좀 더 국민 옆에 다가가서 민생 문제를 최우선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중정당의 모습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거대 양당이 마찬가지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민주당대로 지난 5년 집권하면서 많은 실망을 (국민께) 안겨드렸고 국민의힘은 국민의힘대로 예전의 일부 기득권을 옹호하는 정당으로 인식돼 있는데 인식뿐만 아니라 행동까지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안 위원장이 내년으로 예정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란 예상이 팽배하다. 집권여당의 당권을 거머쥔 뒤 5년 후 대선에 재차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다. 현재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오는 6월 1일 지방선거 전 합당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두 당의 합당은 지난 대선 당시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 사이 단일화 합의에 포함된 사안이다.

안 위원장이 실제 당권 도전에 나설 경우 당내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 급선무로 꼽힌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의석 수뿐만 아니라 당원 수에서도 큰 폭의 격차가 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당대표선거에서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투표를 종합해 결과를 낸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안 위원장과의 단일화가 결과적으로 대선 승리에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다”며 “(안 위원장이 당권에 도전한다면) 중도보수적인 성향을 앞세워 당의 외연 확장에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하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관측에 대해 안 위원장은 “당권이라는 것이 이준석 대표의 임기가 내년까지이니 지금 당장 그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의 임기가 끝나면 도전할 것이냐’는 질문에 “1년 뒤면 한참 뒤고, 그동안 여러 많은 일이 생길 텐데 그건 나중에 가서 판단할 생각”이라며 “정치에서 그런 일들은 장기 계획을 세운다고 그대로 되지는 않는다”고 문을 열어뒀다. 일각에서 나오는 경기지사 출마설에 대해서는 “지방선거 생각은 없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안 위원장은 일단 인수위 임기가 끝난 후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그는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재충전기간이 필요하다”며 “한 번 선거를 치른다는 것이 초인적인 일정과 정신력이 필요하다. 최근만 하더라도 서울시장 보궐선거, 대선까지 두 번을 치르다 보니 더 집중해서 국가와 국민에 봉사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재충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했다.

안 위원장이 고사함에 따라 4월 초로 예정된 총리 후보 인선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어제 안 위원장의 뜻이 (윤 당선인에게) 전해졌고 본격적인 총리 인선도 지금부터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위는 국무총리 후보군 압축작업을 진행 중이다.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요청 등에 35일가량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주 중으로 당선인 보고를 마치고 다음달 3일께 후보를 지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후보군으로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이름이 유력하게 오르내린다. 김한길 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 박주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 등도 후보군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민생경제 위기가 길어지는 상황에서 ‘경제통’과 ‘국민통합’에 방점을 찍겠다는 의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 대변인이 “경제 원팀을 드림팀으로 만들 최적임자를 총리 후보로 찾고 있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선인의 머리 속에는 첫째도, 둘째도 ‘민생’이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국민의 민생을 살펴드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그걸 경제라고 표현할 수 있다. 다만 총리는 경제는 물론 각 부처 장관과 함께 거중 조정을 할 수 있는 그런 리더십이 요구되는 자리”라고 말했다.

이어 “‘반드시 경제 관련 이력을 보유하신 분이어야 된다’ 그런 것을 넘어서서 원팀으로 서로 조화롭게 정책 싱크로율을 높일 수 있느냐 하는 부분, 경제안보 측면 등을 관할할 수 있는 리더십과 역량을 갖춘 분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윤희·이세진 기자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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