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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봄기운 도는 채용시장, 더 절실해진 기업하기 좋은 환경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29일 내놓은 ‘2022년 신규 채용 실태조사’는 많은 점을 시사한다. 기업 일자리시장이 코로나19의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확실히 보여주는 준다는 점에서는 반갑기 그지없다. 하지만 봄기운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채용시장의 활기를 높이는 정책적 보완이 더 절실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100인 이상 기업 508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조사에서 올해 신규 채용계획이 있는 기업은 전체의 72.0%에 달했다. 지난해 하반기 한국경제연구원의 같은 조사에선 대기업의 10곳 중 7곳이 신규 채용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채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불과 6개월 만에 정반대 비율로 역전된 것이다.

하지만 올해 신규 채용을 하겠다는 기업 중에 채용 규모를 늘리겠다는 곳은 30.6%에 불과하다. 59.6%는 지난해와 비슷하게 뽑겠다고 했고 심지어 축소한다는 기업도 9.8%나 됐다. 코로나 4차 대유행으로 지난해 하반기 청년 일자리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신규 채용기업이 늘어나더라도 결원 충원 수준에 머문다는 얘기다. 물리적인 채용 규모의 확대폭은 크지 않다는 의미다. 봄은 왔지만 봄 같지가 않은 상황인 셈이다.

게다가 신규 채용 방식에 대해서는 응답 기업의 60.4%가 ‘수시채용만 한다’고 답했다. 수시채용은 경력자들에게 훨씬 유리하다. 갓 졸업했거나 졸업을 앞둔 취준생들에게 일자리 장벽은 더 높아진다.

채용시장의 봄기운을 화끈한 꽃피우기로 이어나갈 일자리 정책이 절실하다. 기업들이 가장 요구하는 것은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이다. 그건 과감하고 획기적인 규제개혁이 전제돼야 한다. 키워드는 노동유연성이다. 이번 조사의 실제 응답도 그렇게 나타난다. 기업들은 청년고용 문제해결을 위해 가장 시급한 방안으로 ‘임금, 근로시간 등 노동시장 경직성 완화’(29.5%)를 꼽는다.

기업이 시장 수요의 변동과 기술 진보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이 노동경직성의 탈피다. 새 기술을 갖춘 인력을 육성하고 다양한 직무에 투입해야만 기업 생존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영 환경의 위기나 전환기 때마다 임금 인상을 유보하는 대신 일자리 보전에 몰두하는게 우리 대기업 노동조합들이다. 세계경제포럼(WEF) 국가경쟁력 순위의 노동시장 유연성 부문에서 최하위인 100위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다.

노동시장이 유연할수록 청년고용률이 상승한다는 건 이제 상식이다. 그래서 선택이 아닌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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