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서울대공원이 봄맞이 새단장을 시작했다. 겨우내 동물이 지낸 실내 공간 대청소와 동물사 시설물 정비를 시작으로, 코끼리와 물범, 알파카 등도 단잠을 깨고 몸풀기와 단장에 들어갔다.

코끼리전담반에서는 봄맞이 대청소와 코끼리 야외적응 훈련에 나섰다. 4톤에 달하는 가장 덩치가 큰 ‘키마’부터 6살 2톤의 ‘희망’이까지 아시아코끼리 4마리가 겨우내 지낸 실내공간은 약 200㎏의 분변 수거를 시작으로 물청소와 환기를 위한 폴딩도어 전면 개방을 시작했다.

야외 방사장도 코끼리 수영장 두 곳의 낙엽을 걷어내고 묵은 때를 청소한 뒤 물을 가득 받아 준비를 마쳤다. 코끼리들이 감기에 걸리지 않게 온수샤워도 마쳤다. 온수샤워 동안 동물원은 건강상태도 함께 점검한다.

발에 낀 돌맹이를 제거하고 웃자라거나 균열이 생긴 발톱관리도 필수다. 장난감을 활용해 코끼리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활동성을 높일 수 있도록 배려도 마쳤다. 고슬기 사육사는 “서식지가 열대지역인 코끼리는 겨울에 실내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았던 만큼 봄을 맞아 공놀이와 수영 등 다양한 방법으로 야외활동을 통해 운동량을 늘려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연기념물 제331호 점박이물범과 모두 34마리의 해양동물이 지내고 있는 해양관도 야외방사장 전체 7칸의 대청소에 나섰다. 수질 상태와 대장균군 검사 등을 마친 뒤, 150톤에서 600톤에 달하는 방사장 물을 완전히 빼고 물때와 벽 청소까지 꼼꼼히 마쳤다.

알파카, 포니, 토끼 등 귀여운 동물들이 지내고 있는 어린이동물원에서도 야외방사장 시설물 정비로 안전하고 청결한 환경을 조성했다. 포니가 야외에 돋아난 새싹을 뜯어먹을 수 있도록 사육사와 함께 산책길에 오르기도 했다.

기린들이 지내는 제1아프리카관도 겨우내 깔아두었던 내실 바닥의 톱밥을 깨끗이 제거하고 높은 층고의 위쪽 공간과 기린 진료 시 사용하는 보정틀까지 묵은때를 말끔히 제거했다.

서울대공원은 다음 달 1일 동물들을 위한 봄나물 대축제와 함께 행동 풍부화 특별 설명회를 진행한다. 향긋한 냉이, 쑥, 달래, 머위 등의 봄나물과 녹황색 채소를 초식동물과 잡식동물에게 제공해 겨울철 부족한 비타민과 광물질을 보강하고 먹이탐색 행동을 유도한다.

이수연 서울대공원장은 “날씨가 점차 포근해지는 봄을 맞아 동물사 정비를 통해 시설물 안전을 점검하고, 균형 있는 식단 제공 및 동물들도 야외 적응 훈련으로 활동량을 차츰 늘려가며 환절기 건강을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