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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가 낯선 ‘코로나 학번’…학생회도 “할 사람이 없네”
‘투표율 저조’ 서울대 총학 투표 연장
단과대 학생회도 곳곳 구멍
학생회 이끌 2~3학년 ‘코로나 학번’
대학 소속감 적고 취업난에 ‘소극적’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인문사회과학캠퍼스에서 열린 금잔디문화제에서 재학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연합]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대면 수업, 축제 등 캠퍼스 정상화에 들어간 대학가가 ‘코로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3년만에 돌아온 캠퍼스 주인들이 학교생활을 낯설어하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부터 침체 기미가 보였던 총학생회나 단과대 학생회는 저조한 참여율로 곳곳에서 빈 자리가 생기고 있다.

29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대는 오는 31일 자정까지 ‘제62대 총학생회 재선거’를 연장한다. 이유는 지난 21일부터 4일간 치러진 본투표 투표율이 개표 조건인 50%를 넘지 못해서다. 이번 선거에 단독으로 출마한 선거운동본부 ‘자정’은 지난해에도 출마했다 고배를 마신 바 있다.

2년 넘게 공석인 서울대 총학생회는 지난해에도 두 차례 후보가 나섰으나, 본 선거 투표율이 개표 조건을 한참 밑돌면서 선거가 무산됐다. 거듭된 선거 파행으로 총학을 대신하는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가 업무를 대신하고 있다.

총학생회뿐만 아니라 서울대의 일부 단과대 학생회도 공석 위기에 놓였다. 2020년부터 학생회 없이 연석회의 체제로 운영됐던 인문대와 농생대는 올해도 학생회를 이끌겠다는 사람이 등장하지 않아 선거가 무산됐다.

학생자치활동인 학생회의 위기는 서울대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이화여대도 후보가 등장하지 않아 2년 연속 총학생회 선거를 치르지 못했다. 이화여대는 지난 15일까지 총학생회 후보 등록을 받았으나 후보자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이 외에 서강대, 숙명여대, 연세대(가나다순) 등 서울 지역 주요 대학 등도 총학생회장 자리가 비어있는 상태다.

대학생들이 학생회 활동에 소극적인 데는 학생회 주축 학번인 2·3학년이 ‘코로나 학번’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수업과 함께 각종 대학 내 행사가 취소되면서, 20·21학번 학생들이 학교와 총학생회가 제공하는 혜택을 누리지 못해 소속감이 덜하다는 것이다. 실제 학생들의 활동이 저조해지면서 1·2학년 위주였던 동아리 활동에도 변화가 생겼다. 서강대·연세대(가나다순) 에브리타임과 커뮤니티에 올라온 동아리 모집공고는 대부분 동아리가 지원자격을 ‘학번 무관’으로 하는 등 코로나 학번을 염두에 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서울교대 총학생회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던 김민정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코로나 때문에 총학생회 활동이 비대면 회의가 위주로 바뀌다 보니 학생회 활동에 재미를 느끼지 못한 친구들이 있을 것 같다”면서도 “학생들이 교내에서 불합리한 일에 대한 항의를 하거나 의견을 개진하기 위해 총학생회는 여전히 대학생에게 소중한 존재”라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됐던 각종 대학 행사는 올해를 기점으로 다시 열리고 있다. 지난 23일 성균관대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2년 동안 열리지 못했던 ‘금잔디문화제’가 열리기도 했다. 지난 17일 서강대에서는 3년 만에 42개 동아리가 참여한 동아리 거리제를 진행했다. 지난달 새내기 대학을 대면으로 진행했던 서울대는 멘토-멘티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새내기대학 이어가기 행사’도 대면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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