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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동맹’ 중앙아시아 5개국, 러 침공에 침묵…중립 입장 유지
‘스탄’ 국가, 우크라 침공에 비난·지지 표명 안 해
카자흐스탄,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중재 의지 밝혀
러 지지 키르키스스탄, 공식적으로 중립 유지 중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을 하는 모습. 카자흐스탄은 러시아의 대표적인 동맹국으로 꼽힌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관계를 중재하겠다고 나선 바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옛소련 국가이자 러시아계 소수 민족이 다수 거주하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침묵을 지키며 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전쟁의 확장 움직임을 지켜보는 이들 국가의 속내는 복잡하다.

27일(현지시간)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국명이 ‘스탄’으로 끝나는 중앙아시아 5개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심사숙고하며 침묵을 유지하는 사정을 조명했다.

이들 국가는 현재까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비난도 지지도 표명하지 않고 있다. 이달 초 유엔 긴급 특별총회에서 열린 러시아 규탄 결의안 투표에서는 3개국은 기권했고, 2개국은 불참했다.

이 중 가장 큰 규모가 카자흐스탄은 대표적인 러시아 우호국이자, 타지키스탄 등과 함께 러시아가 주도하는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회원국이다. 카자흐스탄은 지난 1월 반정부시위가 발생하자 러시아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서방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국제 외톨이로 러시아 편에 설 뜻까지는 없다고 매체는 전했다.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은 러시아 침공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하며 중재를 제안하기도 했다.

또 알마티의 반전시위를 허용하는가 하면 러시아 침공을 뜻하는 ‘Z’ 글자를 표시한 운전자에게 벌금을 부과하면서도 동시에 반러시아 발언으로 유명한 블로거 2명은 구속했다.

우즈베키스탄의 경우 우크라이나의 영토보전을 지지하며 동부 분리독립 공화국들의 인정을 거부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동정을 표하는 언론인들에게는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러시아 군사 기지를 보유하고 있는 키르키스스탄은 5개국 중 러시아 지지 쪽에 가장 가깝다. 사디르 자파로프 대통령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동부 분리독립국 인정은 민간인 보호를 위해 필요한 조치였을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나 이는 전쟁 전이었고, 이후에는 공식적으로 중립을 유지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자파로프 대통령에게 우선순위는 아마도 러시아에서 근무하고 있는 자국 이민자 수백만명의 지위일 것이라고 짚었다. 키르키스스탄 경제는 이민자들의 송금에 의존하고 있다.

고립주의 국가 투르크메니스탄 역시 신임 대통령이 부친의 권력을 넘겨받아 자신만의 왕조를 세우느라 분주하다.

다만 이들의 외교전략이 무엇이든, 경제적인 여파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무너지면서 이들 통화가치 역시 급락했다. 전쟁 발발 후 키르기스스탄의 통화 가치는 최대 15%, 카자흐스탄은 14%까지 떨어졌다.

이 중 일부는 러시아에서 받는 송금액이 줄어든 이유도 있다. 카자흐스탄에서 차지하는 해외 송금액은 국내총생산(GPD)의 약 3분의 1가량된다. 타지키스탄에서는 4분의 1이 넘는다.

에너지가 풍부한 국가라 가격 상승으로 수익을 기대해볼 수도 있겠지만, 이마저도 러시아에 ‘인질’로 잡힌 상태다. 러시아는 자국 영토를 가로질러 흑해로 카자흐스탄 원유를 나르는 송유관이 수리로 인해 두 달간 폐쇄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러 제재에 대한 대응 조치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카자흐스탄이 그 부수적인 피해를 보는 상황이다.

카자흐스탄 한 고위관리는 “러시아가 재채기를 하면 카자흐스탄이 감기에 걸린다는 유명한 말이 있는데 이건 재채기가 아니라 거의 폐렴, 코로나19 같은 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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