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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BM은 없다” 文尹회동 ‘협치’ 첫단추…3시간 만찬 테이블엔 ‘용산·MB사면’ 다 오를 듯
尹당선인 측 “文정부서 계승할 것 계승”
회동 시간 3시간…반주 곁들여져 길어질수도
대선 19만에 회동 성사…역대 가장 늦어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의 회동이 대선 19일만에 성사되면서 협치의 첫 단추가 꿰어졌다. 두 사람은 회동 시간은 현재 3시간으로 잡혀 있다. 반주도 곁들여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두 사람의 만남은 더 길어질 수 도 있다. 그간 양측이 대립각을 세웠던 임기말 인사와 대통령 집무실 용산이전과, MB 사면 문제 등이 모두 논의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윤 당선인 측은 28일 회동에 앞서 ‘ABM(Anything but Moon·문재인 대통령의 정책만 아니면 다 된다)은 없다’며 이날 회동이 ‘협치’를 위한 첫 걸음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28일 오전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Anything but 누구’라고 하는 가르기는 하지 않겠다”며 “오로지 국민과 민생에 집중하고 정책만 들여다보겠다”고 했다. 그는 “앞선 정부서 계승할 만한 부분은 충분히 계승하고 잘못된 부분은 반추해서 저희가 판단하는 작업을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도 전날 “현 정부가 한 일 중에서도 계승해야 할 것들은 잘 선별해 다음 정부까지 끌고 가야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은 우여곡절 끝에 성사됐다. 16일 예정됐던 두 사람의 회동이 당일 날 취소되기도 했고, 실무협상과정에서 드러난 인사문제를 놓고 참모들간의 공개 설전이 이어졌으며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회동 문제를 놓고 직접 충돌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주말까지 이어진 양측의 협상이 타결되고 회담 시간도 오찬에서 만찬으로 바뀌면서 폭넓고 깊이 있는 대화를 위한 조건은 일단 마련된 것으로 바뀐다. 당초 16일 회동은 오찬으로 예정돼 있었다. 대통령과 당선인이 만찬으로 첫 회동을 가진 것은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당시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이번 회동은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3시간으로 계획돼 있다. 회동 시간이 긴 만큼 만찬 메뉴에 반주도 함게 오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 당선인이 그동안 ‘소맥’ 소통을 이어온 만큼 이날 회동에 소맥이 곁들여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회동 시간이 길어진 만큼 양측이 충돌했던 의제가 모두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먼저 윤 당선인이 당선 직후 가장 공을 들였던 대통령 집무실 용산이전문제가 논의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윤 당선인 측은 지난 21일 청와대의 용산 국방부 청산 이전 비용으로 496원을 추계하며, 22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를 의결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 “국무회의에 예비비 상정은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고, 문 대통령 역시 ‘안보공백’을 이유로 윤 당선인이 공언한 5월 10일까지 용산 집무실 이전은 “무리”라는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다만 청와대는 ‘반대가 아니다. 당선인측의 설명을 듣자는 것’이라는 취지의 설명을 내놓은 바 있는데, 이날 회동으로 용산 이전 문제가 타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청와대는 안보공백을 이유로 청와대 내부 벙커에 있는 ‘위기관리센터’에 대한 통제를 꼽았다. 윤 당선인 측은 이후 인수위는 동용 지휘소인 ‘국가지도통신차량’을 활용해 국가안보 위기와 재난 상황에 대응하기로했다.

그동안 양측의 참모간 실무협의 과정에서 “거짓말 하면, 다 공개하겠다” “청와대는 뭐가 두렵나” 등의 다소 격앙된 반응이 나왔던 인사 문제 역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고 있다. 가장 핵심이었던 감사원 감사위원 임명 문제가 감사원 측이 ‘현 정부에서 감사원 임명은 부적절하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면서 일단락 된 것이다. 감사위원 인사 문제가 사실상 해결이 되면서 양측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관위원 임명 문제만 해결하면 된다.

이와함께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발사(ICBM)로 불안정해진 한반도 상황에 대한 두 사람의 심도있는 대화도 있을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ICBM 발사 직후 서훈 국가안보실장을 윤 당선인에게 보내 상황을 설명케 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이날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간 회동에서 민생문제와 함께 “국민들 안전을 저희가 지켜드릴 수 있는 문제가 거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동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문제도 함께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김은혜 대변인은 지난 16일 회동에 앞두고 MB 사면 문제가 의제가 될 것임을 기정사실화하했는데, 이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의 반발을 불러왔다.

이번 만남은 역대 대통령과 당선인과의 가장 늦은 만남이 됐다. 이제까지는 2007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 이명박 당선인, 2012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박근혜 당선인 간 9일 만의 회동이 가장 늦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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