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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에 띄는 카타르 ‘연성 제재’…“러와 정치불안 일부 유럽국 투자 중단”
셰이크 무함마드 알사니 카타르 외무장관이 27일(현지시간) 자국에서 열리는 도하포럼을 계기로 미국 CNN방송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CNN 소속 베키 앤더슨 트위터 캡처]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카타르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투자를 늘리지 않기로 했다. 유럽 일부 국가도 정치적 불안정성 등을 이유로 투자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했다. 러시아만 몰아세우지 않고 철저히 경제적 계산에 따라 ‘연성 제재(Soft sanction)’ 접근법을 쓴다는 평가다.

27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셰이크 무함마드 알사니 카타르 외무장관은 자국에서 열리고 있는 도하포럼을 계기로 미국 CNN과 한 인터뷰에서 “러시아에 대한 투자는 현재 많은 검토를 하고 있고, 더 나은 환경과 더 많은 정치적 안정성이 확보될 때까지 투자를 늘리는 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인터뷰는 28일 방송된다.

그는 “현 상황에서 우린 안정성이 명확해질 때까지 그 곳(러시아)에 새로운 투자를 생각하지 않고 있고, 유럽에서조차 그렇다”며 “유럽 전체는 아니고, 긴장이 있다고 느끼거나 정치적 위험을 안을 수 있는 지역”이라고 했다. 이어 “모든 차원에서 살펴봐야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카타르의 국부펀드인 카타르투자청(QIA)은 러시아의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 등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 국부펀드 정보제공업체 글로벌SWF에 따르면 QIA는 서방의 러시아 제재 때문에 올 들어 러시아 투자로 64억달러(약 7조7030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됐다.

셰이크 무함마드 알사니 카타르 외무장관이 CNN과 인터뷰한 내용을 담은 성명

알사니 장관은 로스네프트 투자와 관련, “상업적 평가에 기초해 내린 결정이었다”면서도 “당분간 투자는 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카타르의 이런 투자 방침에 주목했다. 영국 국방·안보 싱크탱크인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새무얼 라마니 연구원은 “카타르는 정치적 변동성이 있는 유럽 내 지역을 함께 언급함으로써 러시아만 지목하지 않으려고 주의를 기울였다”면서 “로스네프트에 대한 QIA의 투자를 중단함으로써 카타르의 투자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와 다르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카타르는 러시아에 대한 연성 제재의 흐름을 설정할 수 있다”고 했다. 연성 제재는 새로운 투자는 중단하고, 현행 투자를 재평가하거나 거래 협상을 취소하는 걸 말한다.

카타르는 주권국가에 대한 침략행위, 무력사용을 반대한다는 입장이지만 모든 당사자와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있다고 알사니 장관은 말했다.

그는 전쟁 종식과 긴장완화에 기여하기 위해 러시아, 우크라이나 측과 얘기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엔 러시아를 방문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회담을 하기도 했다.

액화천연가스(LNG) 3대 수출국인 카타르의 사드 알카비 에너지 장관은 앞서 CNN 인터뷰에서 “다른 소비자가 더 많은 돈을 낸다고 해도 카타르는 천연가스를 유럽에 계속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에 에너지를 많이 의존하는 유럽국가를 돕겠다는 뜻이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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