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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생 스트레스, 소득·부모 학력·성별 따라 ‘천차만별’
부모와 함께 사는 학생들, 학업·진로 스트레스 높아
여학생 스트레스가 남학생보다 높기도
장학금 수혜에도 등록금 부담감 ‘여전’
지난 2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대에서 새학기를 맞아 학생들이 캠퍼스로 들어가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1. 올해 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김모(23) 씨는 매일 수업이 끝나면 아르바이트를 하러 간다. 집에서 용돈을 받지 않아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장학금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틈틈이 돈을 모으는 것이 매일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유다. 김씨는 “국가장학금을 신청해도 전액지원이 되지 않는 소득분위에 속해 있어 일을 해야 한다”면서도 “이마저도 소득분위 심사가 달라져 평소보다 장학금을 덜 받을 가능성도 있어 매학기 고민을 떨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2. 대학교 2학년인 박모(22) 씨는 사실상 방학을 포기했다. 등록금 마련을 위해 방학 기간 동안 택배 상·하차, 공사장 일을 전전한다고 박씨는 털어놨다. 그는 “학기 동안에는 아르바이트를 많이 하지 않는 대신 학업에 집중한다”면서도 “두 달이라는 소중한 시간을 매번 아르바이트로 채우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학업·진로·등록금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대학생들이 성별·부모 동거 여부와 학력·소득 등에 따라 상당한 편차의 스트레스를 나타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7일 한국자료분석학회에 따르면 고려대 교육학과 연구팀(홍세희 교수·이은진 석사과정생)이 한국자료분석학회지에 최신호에 ‘대학생의 스트레스 프로파일링 및 등록금 관련 변인의 관련성 검증’ 논문을 게재했다. 이 논문은 대학생은 대학생활에서 주로 학업, 진로, 경제상황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한국장학패널(KOSAPS)을 통해 취업 불안감과 등록금 부담을 겪는 만 17~27세 4년제 대학생 3812명의 학생들(남성 1728명·여성 2084명)을 모집, 대학 생활 스트레스, 가정 특성 등 환경적 요인 등에 대한 답변을 받아 잠재프로파일링을 진행했다. 아울러 스트레스 정도에 따라 대학생을 ▷저스트레스 집단 ▷중스트레스 집단(경제 스트레스 집중) ▷중스트레스 집단(진로 스트레스 집중) ▷고스트레스 집단 등 4개 계층으로 구분했다.

연구 결과 상당수 대학생이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고스트레스 집단이 전체 응답자의 35.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 중스트레스 집단(진로)이 27.7%, 중스트레스 집단(경제)이 26.4%로 뒤를 이었으며 저스트레스 집단은 10.2%에 그쳤다.

경제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대학생일수록 아버지의 학력이 낮다는 결과도 있었다. 아버지의 학력이 대졸인 대학생들 중 고스트레스 집단에 속한 비율은 31.8%에 그쳤다. 중스트레스 집단(경제)의 경우 38.2%, 중스트레스 집단(진로) 40.5%에 불과했다. 저스트레스 집단에 속한 이들은 31.8%에 불과해, 4개 집단 모두 각각 절반을 넘지 않았다.

학업·진로 스트레스가 높은 집단일수록 부모와 사는 학생이 더 많았다. 고스트레스 집단의 66.4%, 중스트레스 집단(진로)의 62.8%가 부모와 한집에서 살았지만, 비교적 스트레스가 적은 나머지 두 집단 학생 중 부모와 동거하는 비율은 50%대에 불과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스트레스가 높은 집단일수록 여학생 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학생은 고스트레스 집단에서 62.3%를 차지해 전체 대학생의 고스트레스 집단 비율보다 30%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이후 집단의 비율에서도 중스트레스 집단(진로)에서 58.2%, 중스트레스 집단(경제)에서 47.9%을 기록했다. 저스트레스 집단의 비율은 35.6%였다.

여성과는 대조적으로 남학생은 스트레스 비율은 저스트레스 집단의 64.4%를 차지하는 등 여학생과 반비례 경향을 보였다. 뒤를 이어 진로와 경제적 스트레스를 겪는 남학생 중스트레스 집단은 각각 41.8%·52.1%였으며 고스트레스 비율은 37.8%에 그쳤다.

한국장학재단이 지원하는 소득연계형 장학금(국가장학금Ⅰ·Ⅱ, 다자녀장학금)도 고스트레스·중스트레스 집단(경제)이 수혜대상이 되는 비율이 높았다. 하지만 이들 집단의 학생들이 느끼는 등록금 부담감이 다른 계층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소득연계형 장학금이 소득분위에 따라 차등적으로 분배돼 등록금이 전액 지원돼지 않기 때문”이라며 “장학금 지급을 위해 매년 학자금 지원구간 산정 절차를 거치는데, 지원구간이 상승하면 기존 지원받던 금액에 비해 감액되거나 혹은 장학금 수혜대상에서 제외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학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학생상담센터 운영 확대 등 관련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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