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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변 보는 모습 그대로…” 봄 되자 다시 열린 ‘남자화장실 문’[촉!]
“강제 개방된 문, 성적 수치심 느껴”
“남자는 괜찮을 거란 인식 개선해야”
“보는 것도 불쾌…악취도 새어나와”
전문가 “낮은 수준의 기초질서, 문제”
지난 26일 경기 양평군 두물머리에 설치된 남자화장실에 문이 줄로 고정된 채 열려 있다. 채상우 기자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1. 토요일이었던 지난 26일 경기 양평군 두물머리에 설치된 남자화장실. 문을 닫을 수 없게 손잡이에 끈이 고정돼 있었다. 문을 열면 바로 소변기가 보이는 구조 때문에, 소변을 보는 남성들의 모습이 그대로 노출되고 있었다.

#2. 최근 서울 시내 한 상가의 남자화장실. 역시 문이 열린 채 물을 채운 양동이에 의해 고정돼 있었다. 마찬가지로 소변기가 훤히 보이는 구조로 소변을 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따뜻한 봄이 오기 시작하면서, 전국 곳곳에 설치된 공중남자화장실 문이 다시 열리고 있다. 추운 겨울 닫아 놓았던 남자화장실 문을 환기 목적이라며 열어둔 채 고정해 놓은 것이다.

27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열려 있는 남자화장실 탓에 이를 이용하는 일부 시민이 성적 수치심을 호소했다. “기초 질서 문제”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가족들과 함께 두물머리를 방문한 직장인 김모(50) 씨는 “아이들 보기에도 부끄럽고 다른 사람들이 지나치면서 소변을 본다는 게 아무래도 수치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토로했다. 직장인 김지훈(37) 씨도 “‘남자라서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문제”라며 “이것 역시 일종의 성차별에 해당하며,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성들도 불쾌하다는 입장이다. 직장인 서모(31·여) 씨는 “지나가다 우연히 열린 화장실에서 남자들이 소변 보는 모습을 보면 깜짝 놀라기도 하면서, 불쾌한 기분도 드는 게 사실”이라며 “화장실 밖으로 냄새가 새어 나오기도 해 미관·위생상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중화장실을 관리하는 지자체 등은 이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모습이었다. 양평군 관계자는 “시설물 환기 때문에 관리자가 문을 열어 놓은 것”이라며 “문제가 된다면 바로 시정을 하겠다”고 말했다. 앞에서 언급됐던 서울 시내 한 상가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청소하시는 분이 화장실 냄새 잘 빠지라고 문을 좀 열어 놓고 있다”며 “사람들이 화장실 쪽을 안 쳐다 보면 되는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문제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초 질서에 대한 인식이 낮아서 생기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지자체 등 관리하는 주체의 태만으로 인해 시민들이 부끄러움을 느끼는 등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 사회가 기초 질서를 잘 챙기지 못해 생긴 문제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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