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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巨野 원내대표 박홍근, 쇄신과 협치 새 이정표 세우길

더불어민주당이 172석의 거대 야당을 이끌 신임 원내 사령탑으로 3선의 박홍근 의원을 선출했다. ‘콘클라베(교황 선출식 비밀투표)’ 방식으로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이재명 전 대선후보의 비서실장을 지낸 박 원내대표는 3차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이낙연 전 대표 측 박광온 의원을 이겼다. 대선경선 과정에 이어 이른바 제2의 ‘명낙대전’에서도 이재명계가 승리하면서 당내 주도권이 ‘친문’에서 ‘친명’으로 교체되는 변곡점을 맞게 됐다.

민주 정당에서 원내 지도부의 계파 경쟁과 주류 교체는 일상처럼 벌어지는 일이지만 이번만큼은 그 의미가 여느 때와 다르다. ‘친문’이 주류로 나서 당을 이끌던 시기에 부동산 정책이 상징하듯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 제동을 걸지 못했고, 민심이반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당도 개혁이라는 미명 아래 선거제 개편, 징벌적 부동산 세제, 검찰개혁 과속, 기업규제 3법 등을 힘으로 밀어붙이면서 입법 폭주라는 비판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역대 최단기인 5년 만에 정권이 교체되는 수모를 당했다. ‘촛불 혁명’이라는 반석 위에 세워져 20년 집권이 거뜬하다고 했던 문재인 정부였다. ‘친명’으로의 주류 교체는 ‘친문’의 처절한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당을 정상화하고 쇄신하는 출발점이 돼야 하다. 국민은 ‘친문’이니, ‘친명’이니, ‘명낙대전’이니 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 오로지 민주당이 어떻게 변모하는지를 지켜볼 뿐이다. 박 신임 원내대표는 비상한 각오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야 할 것이다.

집권여당에서 야당으로 전락했다지만 민주당은 여전히 의회 권력을 쥐고 있다. 국정에 대한 책임의 절반은 거대 야당에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박 원내대표는 새 정부를 견제하는 야당 본연의 비판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국정의 한 축을 책임지는 동반자로서 협치에도 열려 있는 새로운 야당상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과 같은 안보 이슈 대응과 한·미 동맹, 코로나19 극복 등 ‘국익’과 ‘민생’이 걸린 문제에선 초당적 협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당장 다음달부터 새 정부의 국무총리 인준과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이 제출될 텐데 문제점은 분명하게 짚되, 새 정부 출범을 훼방 놓는 발목잡기식 구태를 보여선 안 될 것이다.

‘0.73%포인트 격차’라는 대선 표심은 이긴 쪽의 자만과 진 쪽의 낙심을 모두 경계한다. 민주당이 뼈를 깎는 자성과 쇄신으로 민생과 정치개혁에 유능한 실용 정당으로 거듭난다면 국민은 다시 기회를 줄 것이다. 박 원내대표가 당의 기운을 쇄신과 협치 쪽으로 모으는 데에 성공해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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