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가국 정상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 정상들이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다시 한번 경고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을 약속하며 단합을 과시했다.

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이 참석한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요 7개국(G7),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차례로 열렸다.

30개 나토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동유럽 병력을 증강하고 화학, 핵 위협에 대한 준비태세를 강화하는 데 합의했다. 우크라이나를 사이버 안보, 화학, 생물학, 방사능, 핵 위협에서 보호하기 위한 부문 등에서도 추가 지원을 약속했다.

G7 정상들은 푸틴 대통령을 향해 생물학, 화학, 핵무기 사용 위협을 하지 말라면서 필요에 따라 추가 조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G7은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이다.

G7 정상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는 지원을 위한 추가적인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히고 자국에 오는 우크라이나 피란민을 환영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처음으로 유럽을 찾은 바이든 대통령은 나토, G7뿐 아니라 EU 27개 회원국 정상회의에도 참석해 대러 제재, 우크라이나 인도적 지원 제공 문제 등을 논의했다. 대러 대응에 있어 대서양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회의에 앞서 우크라이나의 강력한 저항과 서방의 단합을 언급하면서 “푸틴 대통령은 큰 실수를 저질렀다”며 이번 전쟁은 심각한 안보 위기지만 “우리가 함께하는 한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나토, G7, EU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여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운데 화면 속)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화상을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EPA]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을 약속했지만 러시아 에너지 수입을 완전히 중단하고 우크라이나 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달라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요구에 호응하는 데까지는 가지 않았다.

나토는 앞서 비행금지구역 설정 요구를 거부했으며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날도 나토는 우크라이나에 병력이나 항공기를 보내지 않을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나토 회원국들에 “우리의 국민과 도시를 구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는 제한 없는 군사적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더 많은 지원을 촉구했다.

EU 회원국들도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지원을 제공하고 러시아를 상대로 잇따라 제재를 부과했지만 미국처럼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 수입 금지까지는 가지 않고 있다.

EU 회원국 사이에서는 이 같은 방안을 두고 이견이 있으며, 독일 등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일부 EU 회원국들은 특히 반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