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국정농단 악연’ 尹, 취임식에 박 前 대통령 초청할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5년 만에 국민 앞에 서면서 향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의 관계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24일 오전 8시 32분께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을 나서며 건강 상태에 대해서만 짤막하게 언급한 뒤 자리를 떴다. 윤 당선인에 대한 언급은 물론 정치적 메시지를 일절 내놓지 않았다.

건강 상태를 묻는 기자들 질문에는 미소를 지으며 "국민 여러분께 5년 만에 인사를 드리게 됐다. 많이 염려해주셔서 건강이 많이 회복됐다"고 밝힌 뒤 삼성병원 의료진 등에 대한 감사 인사를 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에 관심이 집중됐던 것은 박 전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국정농단 수사 악연'과 무관치 않다.

윤 당선인은 2016년 탄핵 정국에서 최순실 특검 수사팀장을 맡았다. 이를 계기로 문재인 정부에서 서울중앙지검장에 파격 발탁돼 적폐청산 수사를 진두지휘하며 박 전 대통령의 중형을 이끌어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 후 병원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이상섭 기자]

박 전 대통령 재임 기간인 2012년에는 윤 당선인이 국가정보원 댓글 조작 의혹 수사 당시 검찰 수뇌부의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해 사실상 좌천되는 일을 겪기도 했다.

그해 10월에는 윤 당선인이 국정감사장에서 박근혜 정권과의 갈등을 폭로하며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발언을 남겼다.

이 때문에 윤 당선인 측은 대선 기간 특별사면된 박 전 대통령이 윤 당선인에 대한 언급을 내놓을지 촉각을 곤두세워왔다. 박 전 대통령의 언급이 대구·경북(TK) 지역을 비롯해 강경 보수층 표심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윤 당선인은 지난 연말 박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에 대해 "늦었지만 환영한다"면서 "빨리 건강을 회복하시길 바라겠다"고 언급했었다. 이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건강이 우선"이라는 언급만 되풀이하며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20일 오후 시민들이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주변을 구경하고 있다. [연합]

윤 당선인은 이날 조만간 박 전 대통령의 대구 달성군 사저를 찾겠다며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윤 당선인은 통의동 집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을 받고 "건강이 회복돼서 사저에 가시게 돼서 아주 다행이고, 저도 내주부터 지방을 좀 가볼까 하는데 퇴원하셨다니까 한번 찾아뵐 계획을 갖고 있다"며 "사저로 가셨다고 해도 건강이 어떠신지 살펴봐서, 괜찮으시다고 하면 찾아뵐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박 전 대통령 측과 사전 일정 조율을 거쳐 내달 중 대구 사저를 찾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자리에서 윤 당선인이 박 전 대통령에게 5월 10일 국회에서 열릴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직접 요청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박 전 대통령의 화답 여부가 관심을 모은다.

관례상 대통령 취임식에는 전직 대통령을 초청해 왔으며, 현재 수감 중인 이명박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생존해 있는 전직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윤 당선인도 취임식에 박 전 대통령을 초청할지 묻는 말에 "원래 전직 대통령 다 모시게 돼 있잖아요. 당연히"라며 초청 의사를 밝혔다.

이와 관련, 박 전 대통령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는 오후에 취재진에게 "윤 당선인 측에서 박 전 대통령을 방문한다는 얘기는 언론을 통해 들었지만 직접적으로 연락 받은 건 없다"며 "연락이 온다면 (박 전 대통령이) 결정하시고 언론에 알릴 것 같다"고 했다.

dodo@heraldcorp.com
babto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