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尹 당선인, 5·10 취임식…취임사·동선·옷 모든 게 메시지 [정치 플러스]
역대 대통령 취임식날 모습
노무현-DJ 손잡고 귀엣말
MB, 시민 악수로 일정 차질
박근혜, 옷 다섯 번 갈아입고
문재인, 국회 찾아 협치 강조
대통령 자신 지칭도 변화
이승만·박정희는 ‘나’
최규하·전두환은 ‘본인’
노태우부터 ‘저’로 낮춰
취임식의 백미는 취임사
김대중, 정보화 혁명
박근혜, 창조경제 강조
문재인, 나라다운 나라
尹당선인 ‘통합’ 내세울듯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17년 5월10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로텐더 홀에서 열린 제19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 [대통령기록관]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3년 2월 25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광장에서 열린 제18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낭독하고 있다. [대통령기록관]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8년 2월 25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광장에서 열린 제17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경례를 하고 있다. [대통령기록관]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3년 2월 25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광장에서 열린 제 16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뒤 전임인 김대중 전 대통령과 손을 맞잡고 걸어가고 있다. [대통령기록관]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98년 2월 25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광장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해 부인 이희호 여사와 함께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대통령기록관]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80년 9월 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11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대통령기록관]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63년 12월 16일 중앙청(조선총독부 청사) 청사에서 열린 제5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대통령기록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윤 당선인은 역대 최소 득표율 차로 대통령 후보로 확정돼 국민통합이 절실하다. 5월 10일 개최되는 윤 당선인의 취임식은 ‘국민통합’에 방점을 찍고 준비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에서 4선을 한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을 취임 준비위원장으로 발탁해 취임식을 준비케 한 것도 이 같은 취지를 살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취임식은 당선인이 대통령 업무를 시작하면서 여는 첫 공식 행사다. 취임사에는 시대상황이 반영되며, 행사진행 방식과 취임사를 통해 향후 5년간의 국정운영 방향도 엿볼 수 있다. 취임식 분위기는 시대마다 달라졌다. 군사정권 때는 취임식 때 ‘대통령 찬가’가 불리기도 했으며 1987년 6월항쟁 이후 직선제로 뽑힌 대통령들은 취임사에서도 국민과 통합을 강조했다.

▶시대 상황 반영한 대통령 취임식=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식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당선 확정 후 4시간만에 열렸다. 5월 9일 선거, 5월 10일 오전 8시 당선인 확정, 낮 12시 취임식 개최로 정권이양은 절차는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취임식에는 외빈 없이 300여명만이 초청됐다. 취임식도 25분만에 끝이 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권좌에 오른 문 대통령으로서는 국정운영 공백 최소화가 당면 과제였기 때문이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선출된 대통령들은 선거과정에서 분열된 국민들을 취임식을 통해 하나로 모으는 것이 중요했다.

박빙의 승부 끝에 당선된 박근혜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박 전 대통령은 경쟁 상대였던 문재인 당시 후보와 득표율 차이가 3% 밖에 나지 않았다. 보수와 진보로 갈라진 국민통합이 우선이었다. 이때 취임식 주제 역시 ‘통합과 전진 - 국민의 삶 속으로’으로 정해졌다. 통합메시지는 이명박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 등 대부분의 대통령 취임사에 담겼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취임식은 국민참여가 강조됐다. 취임식 기획단계 부터 일반국민의 아이디어를 온라인으로 접수해 이를 행사에 반영했다. 민간인 자원봉사자 200여명이 취임식에 배치돼 봉사활동을 하기도 했다.

직선제 개헌 이후 선출된 노태우 전 대통령 취임식은 취임식 장소부터 과거와 다르게 정해졌다. 1972년부터 체육관에 치러지던 취임식은 노 전 대통령 때부터 ‘민의의 전당’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치러지기 시작했다. 여의도 국회의사당은 1975년에 설립됐지만 이후(1978년) 치러진 박정희 전 대통령의 9대 취임식은 8대와 같이 체육관에서 개최됐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두 차례 취임식 모두를 체육관에서 했다.

1987년 이전 대통령의 취임식에서는 국민이 아닌 대통령에 방점이 찍혔다. 취임식에서 ‘아아아, 대한 대한 우리 대통령 길이 빛나리라 길이길이 빛나리라~’ 등 낮뜨거운 후렴이 포함된 ‘대통령 찬가’가 불리기도 했다. 민주화 운동 이후 보통 사람을 표방해 당선된 노태우 전 대통령부터 사용되지 않았다.

▶‘잘못된 관행과 결별’ ‘정보화 혁명’…취임사 문구는 국정운영 기조로=취임식의 백미는 향후 5년간의 국정운영 방향을 담긴 대통령 취임사다. 취임사에서 수차례 강조한 단어는 국정운영 기조가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나라다운 나라’를 강조했다. ‘이게 나라냐’는 ‘국정농단 사태’로 광화문에 모여든 시민들의 외침이었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시대의 잘못된 관행과 과감히 결별하겠다”며 적폐 청산을 예고했다. 이 작업은 임기동안 이어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사의 핵심은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였다. 창조경제는 ‘과학기술과 IT산업’을 세계적으로 끌어올려 새로운 시장,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국정농단사태의 주범인 최서원(개명전 최순실)씨가 창조경제에 깊이 관여했다는 것이 사실이 드러나면서 빛이 바랬다. 경제민주화 역시 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하도급법) 법안,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폐지(공정거래법), 가맹점주의 권리 강화(가맹사업법) 등이 국회를 통과되는 등 성과를 내는 듯 했으나, 결 35개 실천 과제 중 7개 법안만 처리되는데 그쳤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취임사에서는 실용이 강조됐다. 좌우 이념과 관계 없이 ‘일 잘하는 실용 정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해 “우리는 ‘이념의 시대’를 넘어 ‘실용의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며 “실용정신은 동서양의 역사를 관통하는 합리적 원리이자, 세계화 물결을 헤쳐나가는 데에 유효한 실천적 지혜”라고 했다. 정부조직을 18부4처에서 15부2처로 줄이는 것부터 외교관계에서도 실용주의가 반영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동북아 시대’와 ‘지방분권’을,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보화 혁명을 강조했다. 노 전 대통령은 정부 청사를 세종으로 옮기며 지방분권의 초석을 마련했고, 김 전 대통령이 추진한 정보화 혁명은 IT 강국의 기틀이 됐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신한국 건설과 세계화를 강조했다.

취임사에 포함된 대통령 자신을 칭하는 말도 차이가 났다. 이승만 전 대통령부터 박정희 대통령까지는 자신을 ‘나’라고 칭했으며, 최규하 전 대통령과 전두환 전 대통령은 ‘본인’이라고 썼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처음으로 자신을 ‘저’라고 칭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취임식서 다섯차례 옷 갈아입기도…동선·옷차림 등 모든 것이 메시지=생중계를 통해 보여지는 취임식 행사에서는 대통령의 동선과 옷차림 등 모든 것이 대국민 메시지가 된다.

문 대통령 취임식에서는 동선이 화제가 됐다. 문 대통령은 취임식에 앞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의 원내대표를 먼저 찾았다. 협치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문 대통령의 취임식을 끝내고 차에 오르기 전에는 한 지지자의 ‘셀카’요청에 답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날부터 ‘부드러운 경호’로 바뀌면서 일어난 변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취임식에서는 옷차림이 눈길을 끌었다. 박 전 대통령은 취임식 당일 다섯 차례 옷을 바꿔 입었다. 박 전 대통령은 국립현충원 참배 때는 검은색 패딩을, 국회의사당에서의 취임식에서는 카키색 외투를 입었다. 이후 이어진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축하 공연에서는 붉은색 한복을 입고 나왔고 세종문화회관의 축하연에서는 녹색 외투로 갈아입고 등장했다. 박 전 대통령은 마지막 행사였던 청와대 만찬에서 또 다른 한복을 입고 나왔다. 일부 전문가들은 카키색 외투 등을 통해 ‘호국안보 ’를 이미지를 분석해 내기도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취임식은 기존 취임식과 다르게 설치된 행사 단상이 이슈가 됐다. 이 전 대통령의 취임식은 실용과 함께 섬김이 주요 테마였다. 이를 위해 취임식 행사장 단상은 관객석과 좀 더 가까운 위치를 만들기 위해 T자 모양으로 배치됐으며 연단의 높이도 낮아졌다. 이 전 대통령은 취임식장에 초대된 국민 5만명에게 빨간색 목도리를 선물하기도 했으며 취임식이 끝난 후 국회를 나서기 전 시민들과 악수하느라 일정이 20분 늦어지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취임식장에서는 노 전 대통령이 전임자인 김대중 전 대통령과 나란히 손을 잡고 걸어나가며 귀옛말을 하는 모습이 포착돼 정권 재창출의 상징이 됐다. 박병국 기자

coo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