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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戰 나비효과…외인 투자자, 대만서 ‘엑소더스’
대만 투자 외인, 러 우크라 침공 후 3주간 18~20조원 주식 투매 추산
작년 외인 투매 총액 넘어서…“2008년 금융위기보다 더 큰 사상 최대 규모”
中 대만 침공 우려 때문…“美 직접 개입 확률 높아 우크라와 달라” 분석도
지난 8일(현지시간) 한 대만 시민이 타이베이(台北)에 위치한 대만증권거래소(TSE) 시황 전광판 앞을 걸어가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외인 투자자들이 대만 주식 시장에서 사상 유례 없는 수준으로 대거 이탈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면 침공을 목격한 외인 투자자들이 연일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통일’을 외치는 중국이 대만에 대한 전면 침공을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23일(현지시간) 미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대만 타이베이(台北)에 본사를 둔 투자사 메가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의 알렉스 황 이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3주 간 외인 투자자들이 약 4800억대만달러(약 20조4240억원) 규모의 주식을 투매했다고 말했다.

글로벌 유명 투자사들도 같은 맥락의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지난 한 달간 대만 주식시장 내 외인 투자자의 매도 규모가 156억달러(약 18조9774억원)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이는 지난 2021년 한 해 외인 투자자의 투매 총액인 153억달러(약 18조6125억원)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황 이사는 “대만 주식 시장 개장 이래 최대 규모”라며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기록보다 훨씬 더 큰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외인 투자자들이 대만 주식 시장에서 일시에 거액을 빼낸 것은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 전면 침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어느 때보다 커졌기 때문이다.

황 이사는 “기존 국제 원유가(價)와 원자재가 상승, 미국의 금리 인상 등으로 압력을 받던 대만 주식 시장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퍼펙트 스톰(여러 악재가 겹친 초대형 경제 위기)’을 맞았다”고 평가했다.

BOA는 “그동안 안전지대로 꼽히던 대만이 지정학적 위험의 꼭짓점이 되고 있다”고 했다. CNN비즈니스는 최근 수년간 대만이 ‘TICKs(대만·인도·중국·한국)’로 불리는 안정적 해외 투자처로 각광받아 왔다는 설명을 더했다.

다만, 대만의 상황이 우크라이나와는 전혀 다르며 여전히 안정적 투자처라는 시각도 전문가들 사이에선 견고하다.

정치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면 침공이 도리어 중국의 대만 침공에 대한 단기적 확률을 낮췄다”며 “베이징(北京)의 군사적 행동 징후도 없으며, 타이베이 역시 패닉 상황이 전혀 아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선 ‘직접 개입’에 분명히 선을 긋고 있는 반면, 중국의 대만 침공 시 직접 개입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는 것도 중국의 오판을 막을 수 있는 힘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 반도체 수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대만을 중국이 국제 사회의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전면 침공하긴 힘들 것이란 예상도 있다. CNN비즈니스는 “대만인들은 글로벌 파운드리 1위 업체인 TSMC를 가리켜 ‘국가 안보를 지키는 성산(聖山)’이라 부를 정도”라고 덧붙였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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