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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임 앞둔 이주열 총재 “물가 상승 더 이어질 것”...금리인상 메시지
23일 송별 기자간담회
"그야 말로 격변의 시기"
통화정책 '아직 완화적' 평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송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지난 8년 동안 한국 통화정책 선봉장에 섰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이달 말 임기를 마친다. 그는 43년간 근무한 ‘최장수’ 한은맨이며, 정권 교체에도 연임에 성공한 첫 총재이기도 하다.

한은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이 총재는 1977년 한은에 입행한 뒤 조사국장, 정책기획국장, 통화정책 담당 부총재보, 부총재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쳐 2014년 박근혜 정부에서 총재로 임명됐다.

이주열 총재는 23일 기자들과 퇴임 기념 송별간담회를 갖고 “취임 보름 만에 세월호 참사를 겪었고 메르스 사태, 브렉시트, 미중 무역 갈등, 일본의 수출 규제, 코로나19 위기에 이어 최근에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그야말로 격변의 시기”였다고 본인의 재임 시절을 되돌아봤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 총재는 통화정책이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며 금리 인상은 추가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했다. 그는 "최근에 높은 물가 오름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금융불균형 위험을 줄여나갈 필요성이 여전히 크다는 점에서 통화 정책의 완화 정도를 계속 줄여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재임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묻는 질문에는 코로나19가 터졌을 때 위기 대응을 꼽았다. 그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금통위원과 우리 임직원은 물론이고 바깥으로는 이제 경제부총리 금융위원장 등 그런 관계 기관장들과 긴박하게 협의하고 토론했던 일이 기억난다"며 "과거 2년간의 모든 그런 통화 정책 결정 회의가 앞으로도 제일 기억에 남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금리를 올린 횟수보다 내린 횟수가 더 많은 총재였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그만큼 재임하는 동안 경기 상황이 어려웠음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80차례에 가까운 통화정책 방향 결정 회의를 주재했는데 정말 어느 것 하나 쉬웠거나 또 중요하지 않았던 그런 회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통화 정책이라고 하는 것은 파급 시차 때문에 선제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그런 태생적인 어려움이 있는데, 워낙 국내외 환경에 영향을 많이받고 비경제적 요인들까지 겹치면서 그야말로 불확실성이 상시화 됐다"고도 강조했다.

한은의 발전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람'을 뽑았다. 그는 "어느 조직이든 그 발전의 핵심 동력은 인적 자원의 역량"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각자가 부단히 자기 개발을 해서 전문성을 높이고 조직은 이를 적극 뒷받침해서, 전체적으로 보면 그 역량이 최대화되는 게 조직의 발전"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인선 일정이 미뤄져 한은 총재가 공백 상황이 되더라도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는 정상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본인의 사례를 들며 공백 없이 차기 총재 취임이 이뤄질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문재인 새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담당 국장을 지명했다.

이 총재는 "두 번에 걸쳐서 청문회를 거친 전례에 비춰보면 다음 통화정책 방향 결정 회의까지 취임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부득이한 이슈로 공백이 발생하더라도 금융통화위원회는 합의제 의결 기관이기 때문에 총재 공백이 생긴다 하더라도 통화 정책은 아마 차질 없이 또 수행될 걸로 생각한다"며 "총재 공백이 좀 생겼다고 해서 그것이 곧바로 통화 정책의 차질이라든가 또 더 나아가서 실기 우려가 있다고 하는 것은 기우"라고 못박았다.

이 총재는 마지막으로 "중앙은행의 존립 기반은 어디까지나 국민의 신뢰에 있다"면서 "신뢰라는 것은 그냥 말로만 나타나는 게 아니고 일관성 있고 예측 가능한 통화정책 운영을 통해서 얻을 수 있다"며 "우리 직원들 우리 후배들도 (이 말을) 가슴에 새겼으면 하는 그런 희망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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