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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尹당선인·경제 6단체장 회동, 경제안보 다지는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1일 경제6단체장과 회동에서 “기업의 성장이 경제성장이고 나라가 커지는 것”이라며 정부 주도에서 민간 주도 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약속했다. 이전 이명박 정부의 ‘전봇대’, 박근혜 정부의 ‘손톱 밑 가시’처럼 규제혁파를 상징하는 말로 기업의 발목에 채워진 ‘모래주머니’를 거론하며 제도적 방해 요소를 제거하겠다고도 했다. ‘마차가 말을 끈다’는 소득주도성장으로 한국 경제의 성장동력 훼손과 기업 생태계의 약화를 초래한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하겠다는 선언이다.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에 경제단체장들도 작심한 듯한 목소리로 규제 완화와 함께 강성 노조 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 달라고 건의했다.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전에 개별 경제단체를 방문한 적은 있지만 경제단체 수장들을 한자리에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평소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을 강조해온 윤 당선인으로선 성장의 첨병인 기업들이 1순위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기업들의 활력은 곧 일자리와 투자로 연결되고, 이는 청년실업도, 사회적 양극화도 해결할 열쇠가 된다. 지난해 삼성그룹의 법인세는 17조원에 달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공약대로 우리나라가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 5개를 가지면 경쟁에서 탈락한 사회적 약자를 보듬는 복지재원이 생기고 나라재정을 튼실하게 채울 수 있다. 새 정부는 규제 완화와 합리적 조세, 그리고 노동개혁으로 기업경쟁력을 높이는 데 유능해야 한다. 여소야대의 국회 지형에서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윤 당선인이 거대 야당을 상대로 더 소통하고 더 설득하는 지난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날 쏟아진 단체장들의 의견 가운데 대한상의 최태원 회장의 통찰력은 돋보인다. 최 회장은 “경제와 안보는 한몸”이라며 “반도체·배터리·바이오 같은 산업에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핵심 원천기술을 좀 더 만들어야 미래 안보도 더 튼튼해진다”고 했다.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계 1위인 대만의 TSMC를 보면 최 회장의 말을 실감할 수 있다. 미국이 중국과 척지면서 소국 대만을 옹호하는 것은 TSMC가 핵심이다. TSMC 기술력이 중국으로 넘어가는 순간 미국이 쥐고 있는 글로벌 IT 패권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요즘 전쟁은 총이 아닌 반도체가 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는 윤 당선인의 말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코로나 사태와 미-중 패권전쟁, 미-러 신냉전을 겪으면서 경제안보의 중요성을 어느 때보다 체감하고 있다. 기업은 경제안보의 맨 앞에 서 있다. 국가전략 수립에 기업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플랫폼을 상시화해 효율적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일부터 성과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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