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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약 없는 文-尹 회동…MB사면에 ‘용산 이전’까지 엎친데 덮쳤다
22일 오전 까지 양측 실무 협상 일정 無
이미 역대 가장 늦은 회동…이번주 넘어갈 가능성도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청와대 용산 이전 문제로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이 충돌하면서 이번 주초로 예정됐던 두 사람의 만남이 사실상 무산됐다. 22일 현재까지도 양측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두 사람의 만남이 이번 주에도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과거 열흘 정도 걸리던 대통령과 당선인과의 만남까지 걸리던 시간은 이미 넘어섰다. 두 사람의 회동 일정을 당일 날 취소되는 등 권력교체기에 보지 못했던 초유의 일들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22일 오전까지도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의 만남 일정은 잡히지 않고 있다. 전날 오후 두 사람은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회동일정과 의제 조율을 위해 회의를 진행했지만 성과 없이 끝났다. 두 사람은 23일 회동을 목표로 협의를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윤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 계획에 제동을 걸면서 이 수석과 장 실장은 결국 추후 만남을 기약하는 상황이 됐다. 윤 당선인이 이번 주에 일정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두 사람의 회동이 이번 주를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두 사람은 그간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 테이블에 오를 의제를 놓고 조율해 왔다. 이명박(MB) 전 대통령 사면 문제나 공공기관 인사권 문제 등도 조율 대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양측의 협상이 참모진간의 신경전으로 이어지면서 당초 16일로 발표했던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은 시작 4시간 전인 오전 8시에 전격 취소됐다. 당시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과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실무 협상’이 마무리가 되지 않아 회동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일정 취소 후 다음날인 17일 박수현 청와대 소통수석은 라디오에 나와 공공기관 인사권을 거론하는 윤 당선인 참모를 향해 “왈가왈부 하지 말라”고 격하게 반응하기도 했다.

참모진간의 갈등은 문 대통령의 언급으로 봉합되는 듯 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18일 “무슨 조율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청와대의 문은 늘 열려 있다”고 밝히면서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에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도 실무협의에 적극 응하겠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용산 이전 문제를 놓고 양측이 부딪히며 다시 원점으로 돌아 온 것이다. 문 대통령이 윤 당선인의 이전 계획에 제동을 걸자 참모진간의 갈등은 다시 재개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입장이 나온 이후 논평을 통해 “5월 10일 0시부로 윤 당선인은 청와대 완전개방 약속을 반드시 이행하겠다”며 통의동에서 임기를 맞겠다며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박수현 수석은 이에 국가위기관리시스템을 언급하며 “5월 9일 자정, 1초 후에는 후임 당선인이 그 시스템으로 똑같은 일을 해야 된다”며 통의동에서 업무를 시작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회동일이 추후에 확정되더라도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대선 이후 가장 늦게 만난 신구권력으로 기록된다.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노무현 당선인은 대선 후 나흘 만에,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 이명박 당선인은 9일 만에 만났다.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박근혜 당선인도 9일 만에 회동을 가졌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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