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이전비용, 예비비 편성 신청…최종 결정은 文대통령 손에
인수위 업무 논란 속 ‘협조’ 주목
22일 국무회의서 의결 가능성도
민주 “상임위 소집 적정성 따질 것”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청와대 이전비용을 위한 예비비 편성의 정부 협조를 공식 요청하면서 ‘용산 시대’ 개막을 위한 키(Key)를 문재인 대통령이 쥐게 됐다. 예비비 편성은 국무회의 의결 사안으로, 문 대통령의 승인이 있어야 된다. 청와대 이전계획을 졸속이라고 비판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관련 상임위를 소집해 청와대 이전이 인수위 업무 범위 내에 있는지와 함께 이전비용의 적정성 여부도 함께 따져볼 계획이다.

인수위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팀장을 맡은 유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21일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 아침’에 나와 “예비비 편성 관련 정부 협조 요청에 관련해 어제(20일) (요청을) 했다”며 “다음 정부가 5월 10일부터 바로 일할 수 있도록 인수위원회를 운영하는 것이니까 지금 정부가 좀 도와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윤 당선인은 청와대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비용을 496억원으로 추산하며 “예비비나 이전 문제에 대해선 인수·인계업무의 하나라고 보고 현 정부에 협조를 요청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수위는 청와대 이전비용을 ‘예비비’로 사용 가능하다고 보고 있지만 법률에 명시 된 것이 아니다.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과 이 법의 시행령에 따르면 행정안전부장관은 인수위에 예산 확보 등의 협조를 해야 하는데 협조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예비비는 ‘대통령 당선인의 예우에 필요한 경비’와 ‘위원회(인수위)의 설치 및 운영에 필요한 예산’ 등 2가지로만 명시돼 있다. 청와대가 지원해야 하는 ‘인수위의 설치 및 운영에 들어가는 예산’에 청와대 이전비용이 포함되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

당장 민주당은 청와대 이전이 인수위의 권한을 넘어선다고 보고 있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법에 인수위원회 업무가 나와 있는데 아무리 보더라도 인수위원회 업무 범위를 넘어서는 행위로 보인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번주 국방위원회와 행정안전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외교통상위원회 등 관련 상임위원회를 소집해 이 문제에 대한 현안질의를 할 예정이다. 민주당 정책위 핵심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윤 당선인이 밝힌) 500억원이라는데 청와대 이전비만 포함된 것”이라며 “국방부의 경호 안보시설들에 대해서는 비용이 포함이 안 돼 있다. 적정 편성인지 아닌지 잘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이전 문제를 인수위의 권한으로 보고, 이전비용을 예비비로 충당하더라도 결국 최종 결정은 문 대통령이 하게 된다. 예비비 편성은 국무회의 의결 사안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정책위 핵심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예비비 편성을 해줄지에 대한 고민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2일 개최되는 국무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예비비 편성을 의결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인수위 핵심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위원회의 검토를 거쳐서 내일 국무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를 위한 현 정부와 협조는 신뢰를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예비비 편성을 위한 현 정부와 인수위 간 논의가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 아침’에 나와 “내일 열리는 국무회의는 예비비 심의를 위한 게 아니다”며 “국무회의는 임시로 얼마든지 열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늦어도 23일까지는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이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예비비 편성을 위한 국무회의가 두 사람의 회동 후 열릴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인수위 측이 청와대 용산 이전에 대한 협조를 정부에 공식 요청함에 따라 청와대는 21일 오전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예비비 편성의 적정성뿐 아니라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의 연쇄 이동에 따른 ‘안보 공백’ 우려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홍석희·박병국 기자

coo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