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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고공비행 물가 잡기가 새 정부 경제운용의 최우선과제

물가에 그야말로 날개가 달렸다. 고공비행에 속도까지 붙었다. 당분간 해소될 기미는 아예 없다. 발표되는 지표들은 온통 물가 상승을 예고한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 수입물가는 전월보다 3.5%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29.4%나 상승했다. 지수 기준으로 근 10년 만에 최고치다.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건 말할 것도 없이 1년 만에 60% 이상 오른 원유다. 수입 물가는 생산자 물가를 거쳐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준다. 이미 15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ℓ당 2000원을 넘겼다. 제주도에선 2100원도 돌파했다.

여기에다 환율이 채찍질을 한다. 2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1198원이다. 1년 전보다 7.8% 올랐다. 그것만으로도 수입물가를 떠밀어 올리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다. 더 오른다. 15일 환율은 무려 1242원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장중 최고가를 찍는 일이 며칠째 이어진다.

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발표되면 달러 가치는 더 오를(원화 가치 하락) 것이다. 계속되는 환율 상승 압력이다. 러시아 디폴트(채무 불이행)까지 겹치면 더하다. 달러당 1300원 얘기도 터무니없어 보이지 않는다. 이쯤 되면 3월의 수입물가는 예상하기도 싫을 지경이다.

벌써 10년 만에 4%대 물가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한국은행은 올해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3.1%로 전망했다. 하지만 그건 원유 도입 단가를 배럴당 85달러로 봤을 때다. 이미 물 건너간 얘기다. 2월의 소비자 물가상승률도 3.7%나 되지 않는가. 100달러를 훌쩍 넘긴 유가가 몇 달만 이어진다면 10년 만에 오는 4%대 물가 상승을 피하긴 어렵다. 한은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실제로 글로벌 투자기관인 JP모건은 올해 우리나라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4.1%까지 높였다.

대선이 끝나면 급격하게 힘의 균형은 당선인으로 옮겨진다. 향후 5년의 국정 방향이 취임까지 두 달의 기간에 정해진다. 그래서 국민의 눈과 귀는 당선인의 말 한 마디에 더 쏠린다. 공무원은 더 그렇다. 지금 경제는 위기 국면이다. 전 정부의 잘못은 아니다. 대외 요인이 크다. 위기 관리의 거버넌스 공백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

인수위는 물가 관리를 주요 과제로 삼아야 한다. 잔여 임기와 차기 정부를 따질 일이 아니다. 물가 상승의 가장 큰 문제는 서민에게 더 혹독하다는 점이다. 버는 돈이 적어 생활비 비중이 높을 수록 피해가 크다.

물가 관리가 새 정부 경제운용의 최우선과제가 돼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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