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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폴트’ 위기 러시아…마스크 한 장도 못 사는 국채 가격
러시아 루블화 동전이 미국 달러화 지폐 위에 놓여 있다. [AFP]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달러화로 표시된 일부 국채의 이자를 16일(현지시간) 지급하지 못해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할 가능성이 짙어지는 가운데 이 나라 국채 가격이 마스크 한 장도 살 수 없는 수준인 사상 최저치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 금융정보업체 어드벤티지 데이터를 인용해 러시아 국채 가격은 최근 달러 당 10센트 밑으로 거래돼 아르헨티나가 2009년 디폴트 때 세운 국채 가격 최저 기록(달러 당 6센트)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2026년 만기 달러 표시 러시아 국채(연 수익률 4.75%)는 우크라이나 침공 전 달러 당 100센트를 넘는 가격에 거래됐지만, 2월 24일 침공 당일엔 72.5센트로 주저 앉기 시작했다.

서방이 대 러시아 제재를 발표한 지난 3일엔 16.625센트까지 폭락했다. 지난 9일, 7.125센트(887원)로 최저가로 떨어진 가격은 이후 8센트 아래에서 거래됐다. 국채 가격이 마스크 한 장 값도 되지 않는 셈이다.

이는 5년 전 경제가 붕괴한 베네수엘라의 국채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러시아 경제가 추후 회복할 수 있다는 판단에 근거해 급락한 국채를 쓸어 담는 투자도 위험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WSJ는 부실기업, 부실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올리는 ‘벌처펀드(Vulture fund)’는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걸어 채무 지급을 강요할 수 있지만, 러시아의 경우 어려울 수 있다고 보도했다.

2016년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소송을 이끈 제이 뉴먼 전 엘리엇 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채권은 투자자 보호 장치가 없어 훨씬 더 힘든 싸움이 된다”며 “소송에서 이겼다고 해도 러시아 같은 나라를 상대로 판결을 집행시키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채권은 0으로 표시하고 잊어버리고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 지 보라”고 했다.

채권자는 러시아를 채무협상 테이블로 데려오기 어렵고 협상을 하려 해도 미국이나 유럽에 의해 차단될 것이란 경고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도 서방의 대러 제재가 언제 풀릴 지 미지수인 점도 위험성을 높인다.

글로벌 제재추적 사이트 카스텔룸에 따르면 러시아가 받는 제재는 6400건으로, 세계 최다를 기록 중이다. 종전 최다 제재 국가인 이란이 3616건으로 러시아의 80% 수준이며, 시리아(2608건), 북한(2077건), 베네수엘라(651건) 순이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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