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올해 제작하는 콘텐츠만 몇 개인데…주가 조금 올랐다 하면 하루만에 폭락, 속 터져 죽겠습니다.”(제이콘텐트리 투자자)
넷플릭스 관련주로 급등했던 제이콘텐트리가 몇 달째 지겨운 횡보를 반복하면서 투자자들의 울분이 커지고 있다.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등 의미있는 콘텐츠를 다수 제작했음에도 주가는 반응이 없다. 넷플릭스 효과를 기대하며 투자했던 개인 투자자들은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15일 제이콘텐트리 주가는 종가 기준 5만5800원으로 전일대비 0.89% 떨어졌다. 전날(14일) 무려 7% 가까이 폭락한데 이어 하락장을 이어갔다. 이날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은 4억2500만원 가량을 팔아치웠다.
지난 13일 제이콘텐트리 주가는 약 두 달 만에 6만원을 넘겼다. 지난해 11월부터 지금까지 주가가 6만원을 넘긴 건 단 7거래일에 불과하다(종가 기준). 지겨운 행보에 지쳤던 투자자들에게 단비 같은 소식이었다. 중국의 한한령이 완화될 거란 기대에 콘텐츠주 전반에 훈풍이 불었다. 지난 3일 중국에서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방영됐는데 이는 지난 2017년 이후 중국 광전총국(방송 규제 당국) 심의를 통과한 첫 사례다.
그러나 제이콘텐트리 주가는 바로 다음날 6.94% 폭락했다. 절망한 투자자들은 ‘속 터져 죽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제이콘텐트리는 대표적인 넷플릭스 관련 기대주다. 지난해 11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이 전세계에서 흥행하며 주가가 무려 8만5900원까지 찍었다. 현재 보다 35% 상승한 수준이다. 이후 제작한 ‘지금 우리 학교는’,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설강화’ 등도 인기를 끌었다. 현재 방영 중인 JTBC 드라마 ‘기상청 사람들’, ‘서른, 아홉’도 제이콘텐트리 자회사가 제작한 콘텐츠다. 그럼에도 느린 상승세와 폭락 패턴을 이어가며 투자자들의 애를 태웠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제이콘텐트리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다수 참여한다며 향후 실적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보이고 있다. 목표 주가는 6만9000~7만1000원 수준이다. 제이콘텐트리는 올해만 국내 25편, 글로벌 5편을 포함해 총 30편의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종이의 집’, ‘안나라수마나라’, ‘수리남’ 등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가 많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OTT 동시방영작이 늘어남에 따라 변동성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늘어난 편성 편수만큼 판매도 활발하게 이루어지며 실적 개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콘텐츠 주 특성상 등락폭이 크고 국제적 이슈에 민감하기 때문에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윤석열 당선인은 주요 공약 중 하나로 사드 배치 추가 가능성을 언급했다. 중국 시장 진출에 목이 마른 콘텐츠 및 게임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특히 약 5년만에 한한령이 완화되려는 와중에 자칫 한중관계 경직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