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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재 맞서 식량 무기 꺼내든 러...“6월 말까지 곡물수출 한시 중단”
밀·호밀·보리·옥수수 EEU 금수
글로벌 공급차질로 가격 급등 우려
지난해 7월 러시아 남서부 스타프로폴 지역에 있는 밀 농장에서 콤바인 한 대가 밀을 수확하고 있다. [로이터]

러시아가 밀, 보리, 옥수수 등 주요 곡물의 수출을 오는 6월 말까지 한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서방의 전방위적 제재 속에 ‘경제 독립’의 길을 꾀하는 러시아가 자국 식품 시장 보호를 명분으로 식량 수출 금지 무기를 꺼내든 것이다.

러시아 농업부는 14일(현지시간) “산업통상부와 함께 기초 곡물 수출을 일시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의 정부 결의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고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이 보도했다.

잠정 수출 금지 대상은 밀, 호밀, 보리, 옥수수이며, 수출 금지 지역은 유라시아경제연합국(EEU), 기간은 이달 15일부터 6월30일까지다.

EEU는 러시아와 구소련 국가인 카자흐스탄,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키르기스스탄 등 5개국을 말한다.

러시아는 또 백설탕과 원당을 8월 31일까지 대부분 수출을 금지한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 정부는 이 같은 조치는 외부의 제약에 맞서 국내 식품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앞서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는 지난 9일 정부 회의에서 “러시아 곡물은 세계 시장에서 수요가 많아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국내 업계에 먼저 공급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빅토리아 아브람첸코 러시아 부총리는 “(EEU 외) 다른 국가에는 수출 할당 범위 내에서 개별적으로 허가를 받은 무역 상에 곡물 수출을 계속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함께 세계 주요 곡물 수출국이다. 양국이 세계 밀과 보리 수출량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독일 DPA통신은 “러시아는 세계 최대 곡물 수출국이고 우크라이나도 핵심 수출국 중 하나”라며 “양국 중 한 곳이라도 곡물 수출에 차질이 생긴다면 글로벌 곡물시장의 가격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45개 아프리카 국가와 최빈국들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산 곡물의 3분의 1 이상을 수입하고 있다”며 약소국의 피해를 우려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 문제를 해결할 위기 대응 그룹을 구성했다고 밝히며 “우리는 ‘기아의 허리케인’을 막고 글로벌 식량 시스템의 붕괴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지숙 기자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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