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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경제 하향 예고에 금융 ‘혼돈’
높아지는 러시아 리스크
전쟁 탓 경기둔화·인플레 우려 ↑
美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관건
유가상승·글로벌 자금 유출 우려
韓 성장률 전망도 3.0%로 하향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안전자산 선호와 물가상승 우려가 상충하면서 글로벌 금리가 횡보를 거듭하는 등 금융시장이 혼돈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제로금리 시대의 종언을 선언했고, 국제통화기금(IMF)는 러시아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을 언급하며 세계 경제전망의 하향을 예고했다. 러시아의 디폴트 가능성이 글로벌 금융위기로까지 번질 가능성은 낮다고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제자리로 돌아가려던 경제 성장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경기둔화보다 무서운 물가…美도 금리 올린다=15~16일 열리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예고대로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건은 앞으로의 인상 속도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국제유가와 각종 원자재 가격이 상승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마크 카바나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미국 단기금리전략부문장은 “기본적으로 성장 전망에 대한 하방 위험은 커졌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상방 리스크는 높아졌다”며 “연준이 오는 5월 양적 긴축(QT)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게 우리의 기본 가정”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금리 시장도 이를 반영하고 있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채 10년물이 다시 2% 근처에 도달했다”면서 “전쟁으로 인한 투자, 소비 위축 등 경기 둔화 우려와 안전자산 선호 추세가 이어졌지만, 러시아에 대한 초강력 제재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은 상당기간 경제성장에 부담이 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우려와 전쟁리스크가 충돌하면서 글로벌 금리는 당분간 횡보할 것으로 봤다.

▶점차 낮아지는 경제성장…한국 3% 무너지나=경제 성장 전망은 하향 조정에 들어갔다. 글로벌 경기 둔화 과정에서 금리 인상이 겹쳐지면, 침체 우려가 커지기 때문이다.

IMF는 지난해 10월 4.9%로 예상했던 세계경제성장 전망률을 올 1월 4.4%로 낮춘데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더 하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1월 미국(5.2%→4.0%)을 비롯해 한국도 3.3%에서 3.0%로 같은 기간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는데 더 낮춰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국제금융협회(IFF)는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의 경우,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보다 15% 역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에 따라 국내 경제정책방향 전망도 수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정부는 한국경제의 성장률을 3.1%, 소비자물가상승률을 2.2%로 전망했는데 이는 세계경제성장률 4.9%와 국제유가 73달러(두바이유 기준) 등을 기준으로 내놓은 예측치였다.

한국은행이 올해 물가상승률을 3.1%로 예상함에 따라, 사실상 성장률 3%는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 상승에 글로벌 자금 이동…韓 경제 타격 예상=물가 압박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실제 미국에서도 연준의 더 공격적 긴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파월 의장이 금리 인상에 더해 매파적 발언까지 내놓으면 글로벌 자금은 이동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신흥국으로 분류되는 한국 시장엔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유가충격에 따른 직접적 물가상승 영향도 우려할 점이다. 한은은 최근 ‘국제유가 상승이 주요국 기대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유가 충격시 1~2분기에 시차를 두고 기대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원유수입의존도가 높을수록 유가충격에 따른 영향이 컸다.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가가 급등하자, 미국과 유로지역 모두 기대인플레이션이 가파르게 상승해 미국은 2008년 2분기 이후 최고치인 4.9%를, 유로지역은 2008년 3분기 이후 최고치인 7.0%를 기록했다. 유로지역의 경우 미국보다 원유수입 의존도가 높아 유가충격이 기대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났다. 2020년 기준 전체 소비량 중 러시아 원유 의존도는 미국이 34.2%, 유로지역이 94.2%다.

한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은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져 추가적인 인플레이션 상방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주요국의 기대인플레이션이 안착되지 못할 경우 기업의 가격결정, 노동자의 임금협상 등을 통해 글로벌 물가오름세가 더욱 광범위하게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성연진 기자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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