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 코로나發 리쇼어링 물결, 국내 유턴 결과로 이어져야

해외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 가운데 리쇼어링(국내 유턴)을 고려하는 기업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2년 새 크게 증가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최근 매출액 500대 기업 가운데 105개사를 상대로 올해 국내 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조사결과, 현재 리쇼어링을 고려 중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27.8%나 된다. 코로나 초기인 지난 2020년 5월 조사 당시 3.0%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결과다. 불과 2년 새 9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향후 정부 지원·국내 경영 환경이 개선되면 리쇼어링을 검토하겠다는 답변도 29.2%나 됐다. 결국 해외 진출 기업 10곳 중 6곳은 국내 유턴이 가능하다는 의사를 보인 셈이다.

기업들의 이 같은 변화는 말할 것도 없이 코로나19에 기인한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으로 생산 차질과 물류비 증가 등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갈수록 해외 생산의 장점은 줄어들고 리스크는 커져가니 당연한 결과다. 실제로 지난 2020년 해외 진출 제조기업들의 평균 매출액은 1133억원, 영업이익 22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 2018년보다 각각 8.9%, 48.7%나 감소한 규모다.

전 세계 제조업 강국들이 하나같이 추진해오던 과제 중 하나가 리쇼어링이다. 사실 질 좋은 일자리 창출에 그만한 것이 없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4년부터 관련법을 만들어 국내 복귀기업 지원정책을 펴왔다. 하지만 10년이 다 돼가는데 성과는 미미하다. 돌아오는 건 1년에 10곳도 안 된다. 그나마 내세울 만한 복귀 사례는 현대차 한 곳뿐이었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의 베트남 스마트폰 부품 생산라인 일부가 구미로 옮겨진 게 대기업으로는 두 번째일 정도다. 지난 2020년에만 1300개 넘는 업체가 회귀해 14만개의 일자리를 새로 만들어낸 미국의 사례가 부러울 뿐이다.

이런 가운데 자생적인 리쇼어링 물결이 생기고 있으니 이보다 반가운 일도 없다. 마치 역대급 산불의 와중에 지난 주말 내린 단비와도 같다. 물 들어 올 때 노 저어야 한다. 마침 리쇼어링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 확대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이기도 하다. 유턴기업 혜택 적용기간과 보조금의 확대, 파격적 감세 조치 등 구체적인 방향도 제시했다.

중요한 것은 가려운 곳을 긁어줘야 한다는 점이다. 리쇼어링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로 기업들은 줄곧 노동시장을 비롯한 규제 환경 개선을 거론해왔다. 결국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원한다는 얘기다. 그게 갖춰지면 기업들은 오지 말라고 해도 돌아오게 돼 있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