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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휘발유값 결국 2000원↑ "오를 땐 광속, 내릴 땐 거북이걸음"
원유 도입 비용에다 유류세·판매마진 더해 책정
소비자 "오를 땐 빨리, 내릴 땐 느려"...업계는 "가격 민감성·유통구조 탓"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서울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가격이 11일 L(리터)당 2천원을 넘어섰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이 8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은 이미 ℓ(리터) 당 2000원을 넘어섰다.

12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주유소 휘발유 판매 가격은 전주보다 97.6원 오른 L당 1861.6원으로 집계됐다. 전날 전국 휘발유 가격은 ℓ(리터)당 1938.8원, 서울은 2020.2원을 기록했다. 전국 휘발유 가격이 ℓ(리터)당 1900원을 넘은 것은 2013년 10월 셋째 주(1902.5원) 이후 약 8년5개월 만이다.

기름값이 치솟자 국내 휘발유 가격이 국제유가를 따라 오를 땐 빨리 오르지만, 반대로 내릴 때는 속도가 더디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거세다. 그러나 정유업계는 가격 수준에 따라 소비자들의 민감도가 다르고, 휘발유 유통구조 상의 특성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현재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 판매 가격은 원유 도입 비용과 원유를 국내로 반입할 때 부과되는 관세, 휘발유에 붙는 각종 세금(유류세), 정유사와 주유소의 마진이 종합적으로 반영돼 결정된다. 정유사가 해외 시장에서 원유를 구매해 국내로 들여오고, 이를 국내 정유시설에서 정제해 전국 각지의 주유소로 유통시키는 데까지는 통상 2~3주의 시간이 걸린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판매 가격은 L당 1764원이었는데 2주 전인 2월 셋째 주 싱가포르에서 거래된 국제 휘발유 가격(보통휘발유 해당 92RON 기준)은 ℓ(리터)당 817원이었다. 국내 주유소 휘발유 판매 가격의 46% 수준이다.

게다가 원유 가격의 3% 수준인 관세(ℓ당 약 25원)와 준조세격인 석유수입부과금(ℓ당 정액 16원), 정유사 유통비용과 마진 등 88원이 더해져 정유사의 '세전' 휘발유 판매가격이 결정된다. 3월 첫째 주 정유사들의 평균 세전 휘발유 판매 가격은 946원이었다.

이 세전 가격에 유류세와 부가세 등 각종 세금이 추가된다. 3월 첫째 주 기준 휘발유 1ℓ에 부과되는 유류세(교통에너지환경세·주행세·교육세)와 부가세 등 세금은 751원 안팎이다. 세금을 더한 정유사들의 '세후' 판매가격(정유사 휘발유 공급가격)은 1697원이고, 여기에다 주유소 유통비용과 마진 등 67원을 포함하면 최종 소비자 판매 가격(1764원)이 나온다.

원래 휘발유에 붙는 유류세는 ℓ당 820원이지만, 정부는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을 우려해 지난해 11월 유류세를 20%(164원) 인하했다. 현재 기준 유류세는 ℓ당 656원이다. 3월 첫째 주 기준 최종 휘발유 가격에 반영된 관세와 유류세, 부가세 등 전체 세금은 총 798원으로, 최종 판매 가격의 45%를 차지한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국제 휘발유 가격을 2~3주가량의 시차를 두고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최근 8주 연속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제유가의 상승세를 고려할 때 당분간 국내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국내 가격에 반영되는 시차가 일정하지 않아 비교 시점에 따라 결괏값이 달라질 수 있다"며 "중장기적인 추세로 보면 국내 휘발유 가격은 국제유가에 비례한다"고 밝혔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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