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당선인이 유세기간에 공약했던 서울지하철 9호선과 공항철도 직결 방안에 대한 주민 기대감이 고조된 상태다. 사진은 공항철도 검암역 인근 주택가.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서울지하철 9호선과 공항철도 직결이 대선공약에도 들어가 있잖아요. 언제 생길지조차 모를 GTX-D보다 강남까지 가는 9호선이 훨씬 더 가치 있죠. 그 기대감이 다 가격에 반영된 겁니다.”(검암동 A공인 대표)

20대 대통령선거 공약에 ‘9호선~공항철도 직결’과 서울지하철 7호선의 청라국제도시 연장이 담기면서 인천 서구 일대의 부동산시장이 대중교통 개선 기대감에 술렁이고 있다. 20여년 전부터 ‘서울도시철도 9호선 기본계획’에 직결 방안이 포함돼 있었고, 7호선 청라 연장은 지난달 21일 착공한 상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본격적인 부동산정책 추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더욱 주목받는 분위기다.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공항철도 역세권 아파트들의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검암역 인근의 ‘서해그랑블’ 아파트 85㎡(전용면적)는 지난해 11월 6억7500만원(12층)에 신고가를 썼다. 보금자리론 대출이 가능한 주택 가격 6억원을 넘긴 것이다. 3월 현재 나오는 매물의 호가는 7억원에 달한다.

이 아파트 A공인 대표는 “지금도 김포공항에서 공항철도에서 9호선으로 평면 환승은 가능하지만 완전히 직결되는 것은 인천과 강남이 곧장 연결된다는 뜻”이라며 “대형 호재이기 때문에 정말 급한 사람들을 제외하곤 집을 내놓지 않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오랜 기간 사업이 되는 듯하다 결국 미뤄져왔지만 이번 대선을 지나면서는 주민의 기대감이 남다르다고도 덧붙였다.

7호선 연장 공사 착공이 시작되며 교통 개선 기대감이 수혜지역 집값에 반영된 상태다. 사진은 서구 가정동 루원시티SK리더스뷰 아파트단지. [헤럴드경제DB]

검암역에서 인천 2호선으로 네 정거장 거리에 있는 가정역(루원시티) 일대도 비슷한 흐름이다. 이곳은 7호선 호재를 안고 현재 호가 10억원을 두드리고 있다. 현재 7호선은 석남역이 종점이다. 이를 루원시티를 지나 공항철도 청라국제도시역까지 10.7㎞(정차역 7개소)를 연결할 예정이다. 오는 2027년에 완공될 예정이며 7호선 역시 9호선처럼 강남으로 곧장 들어가는 노선이기에 인기가 높다.

지난 1월 준공한 신축 ‘루원시티SK리더스뷰’ 아파트 85㎡는 분양가 4억원대였으나 현재 나와 있는 시세는 7억6000만~8억6000만원에 형성돼 상승률이 두 배가 됐다. 한 매물은 로열동이라는 이유로 10억원이 넘는 가격을 붙여놓기도 했다.

준공 13년차인 구축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신현동 ‘루원e편한세상하늘채’ 아파트의 최근 실거래가는 6억3000만원으로, 최근 2년 사이 2억원이 올랐다. 호가는 이보다 더 높은 7억원에 나오고 있다.

아직까지 실체는 없지만 현장에선 서울지하철 2호선(대장홍대선)도 루원시티를 지나 청라로 들어온다는 소식도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서울 2호선 청라연장선은 지난해 7월 국토교통부가 고시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1~2030)’에 추가 검토사업으로 반영됐다. 추가 검토 노선은 신규 사업에 포함되진 않았지만 장래 여건 변화 등에 따라 추진 검토가 필요한 사업이란 뜻이다. 인천시는 지난달 ‘서울 2호선 청라 연장사업화 방안 수립 용역’을 입찰 공고하며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 중이다.

7호선 종점인 석남역 인근. [헤럴드경제DB]

다만 인천의 대중교통망이 개선될수록 서울의 위성도시화만 빨라질 것이라는 전문가 의견도 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자동차는 방향성이 자유로워서 도시 구석구석이 고르게 발전할 수 있지만 철도는 방향성이 단 하나뿐이라 사람들이 가려고 하는 최종 목적지(서울)만 기능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