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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윤 당선인, 극단적 대립 치유할 통합의 리더십 보여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20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지난해 6월 29일 정권교체를 기치로 대선 도전을 선언한 지 불과 8개월 만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궤멸위기로까지 내몰렸던 보수진영으로선 5년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이로써 보수·진보진영이 10년씩 번갈아 집권했던 ‘10년 주기론’은 깨지게 됐다. 윤 당선인은 검사 외길에 국회의원 경력이 없는 ‘0선’, 서울대 법대 출신 대통령이라는 초유의 기록도 세웠다.

윤 후보가 이기긴 했지만 그야말로 피 말리는 초박빙의 접전이었다. 0.73%, 24만여표의 득표 차이는 1987년 대통령직선제가 부활된 이후 최소 표 차다. 그럼에도 이 후보는 대선 패배를 깨끗이 인정하며 윤 당선인에게 “통합과 화합의 시대를 열어주실 것을 부탁한다”고 했다. 한 해 전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에게 패한 도널드 트럼프가 패배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지지자들의 미 국회 의사당 난입과 유혈 사태를 유발한 것과 대비된다. 패자의 승복과 승자의 통합은 선거 민주주의의 기본 정신이다. 이 후보가 패자의 미덕을 보여준 만큼 윤 당선인도 경선 과정에서 논란을 빚었던 ‘정치 보복’ 시비를 말끔히 해소하는 통합의 행보로 화답해야 할 것이다.

윤 당선인은 무엇보다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절반 이상의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에 겸허해야 한다. 윤 당선인은 박하게 표현하면 문재인 정부의 위선과 무능에 대한 반사이익으로 집권하게 된 것이다. 자질이나 도덕성 등 자신의 능력보다는 정권교체를 지지하는 국민적 여망이 작용했다. 정권교체를 지지하는 여론이 늘 50%를 넘었는데도 압도적 승리를 못하고 질 뻔했던 투표결과를 받아든 것은 ‘어쩌다 대선후보’가 된 사람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는 여론이 그만큼 많다는 방증이다. 통합정부, 거국내각의 실행으로 진영을 가리지 않고 최고의 인재를 기용하는 열린 정치를 펴는 것만이 국민적 의구심을 해소하는 길이다.

득표 수가 말해주듯 이번 선거는 보수·진보진영이 총결집하면서 지역구도와 세대·계층 간 갈등의 골이 더 깊어졌다. 특히 20·30대 남녀 간 젠더 갈등은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벌어졌다. 양강 후보의 표를 얻기 위한 전략적 계산이 이를 더 부추긴 측면을 부인할 수 없다. 윤 당선인은 결자해지의 심정으로 이를 치유해야 할 것이다.

역대 대통령들은 한목소리로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분 한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를 실천한 대통령을 찾기 어렵다. 어느 정부도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던 국민통합이란 과제를 윤석열의 새 정부는 성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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