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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러와 한편 아니었어?…베네수 “美 필요 석유 증산 가능” [나우,어스]
베네수 석유협회 회장, 英 BBC와 인터뷰
美의 對러 석유 금수 간접적 지원…관개 개선 기회로 여겨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유튜브 'La Vanguardia' 채널 캡처]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러시아의 대표적인 중남미 우방으로 알려졌던 베네수엘라의 태도에 변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러시아산(産) 에너지에 대한 금수 조치로 인한 미국 등 북미 시장의 원유 부족분을 베네수엘라가 증산을 통해 지원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치면서다.

여기에 베네수엘라는 자국에 수감된 미국인 2명을 석방하는 등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미국과 베네수엘라 사이에 때아닌 훈풍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레이날도 퀸테로 베네수엘라 석유협회 회장은 8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베네수엘라는 현재 일간 80만배럴 수준인 원유 생산량을 즉시 120만배럴로 올릴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한 상태”라며 “미국·캐나다 등 북미 시장에서 필요로하는 부분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퀸테로 회장의 발언은 미국 정부 고위급 대표단이 지난 5일 베네수엘라를 찾아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만난 후 나온 것이다.

이는 러시아 원유·가스에 대한 독자 제재에 나선 미국을 간접적으로 돕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그동안 러시아의 우방국으로 손꼽혀 온 베네수엘라가 ‘돈줄’인 석유산업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인식, 미국에 협조하는 모양새로 빠르게 돌아서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 조처로 러시아산 원유·가스 수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유가 급등을 초래해 미국에도 타격을 줄 수 있는 일종의 극약처방으로 분류된 원유 금수 카드까지 꺼내든 것이다.

러시아의 수출에서 원유와 가스 등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커 러시아 에너지 수입 중단은 러시아의 외화 조달 수단에 치명적 타격을 가할 조처로 인식돼 왔다. AP 통신은 원유와 가스가 러시아 정부 수입의 3분의 1이상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대응으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기로 하면서 석유 공급 안정을 위해 베네수엘라 석유산업에 대한 제재 완화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부쩍 돈독해진 러시아와 베네수엘라의 관계에 균열을 내 러시아를 고립시키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미 언론들은 분석한다.

미국의 제재 해제를 요구해온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도 적극적으로 화답하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전날 국영방송으로 중계된 각료회의에서 미국 대표단과의 만남을 언급하며 “공손하고 화기애애하며 외교적인” 대화가 2시간 가까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 관심 사항, 의제들에 대해 계속 노력하기로 합의했다”며 “베네수엘라와 전 세계에 중요한 문제들을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는 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베네수엘라 정부는 미국 정유회사 시트고(CITGO)의 임원 구스타보 카르데나스와 쿠바계 미국인 호르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도 석방했다. 베네수엘라는 지난 2017년 카르데나스를 포함해 시트고 임원 6명을 돈세탁 등의 혐의로 체포한 바 있다. 남은 5명의 석방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마두로 대통령은 또 지난해 10월 중단한 야권과의 대화에도 다시 나서겠다고 밝혔다.

마두로 정권과 야권은 지난해 멕시코에서 노르웨이의 중재 속에 정국 위기 타개를 위한 대화를 시작했으나, 미국이 마두로 측근 사업가의 신병을 확보하자 이에 반발한 마두로가 일방적으로 대화를 중단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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