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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지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가 변수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과거 1, 2차 오일 쇼크로 대변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의 망령이 살아나고 있다. 엔데믹 국면으로의 전환에 따른 내수 경기 호조가 스태그플레이션 진입을 저지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가 가장 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팬데믹 영향과 미국내 구조적 영향 등으로 인해 물가 리스크가 진정되지 못하고 있고, 여기에 우크라이나발 에너지 가격 불안까지 겹치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면 고유가 부담은 물론 부도 리스크, 즉 신용 리스크를 확산시킬 수 있어 고물가 속 경기침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상황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기반한 고유가 상황이라는 점과 더불어 확장적 통화 및 재정정책 후유증 측면에서 과거 1차(73~75년), 2차(80~82년) 오일 쇼크와 공통점이 있다”고 진단했다.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 부각 속에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스태그플레이션은 일어나지 않는다”라고 밝혀 주목된다.

뉴욕 연은 총재가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에 이처럼 선을 긋는 것은 경기 펀더멘탈과 통화정책 기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미 연준이 올해 금리인상을 지속적으로 단행할 것은 분명하지만 파월 의장이 밝힌 바와 같이 50bp 인상과 같은 빅 스텝 형태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추진할 가능성은 낮다.

즉 1, 2차 오일 쇼크 당시 볼커 연준 의장처럼 물가 수준에 연동된 금리 인상 사이클 형태를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보다는 물가와 경기 모두를 안정시키는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공산이 높다.

강한 고용시장 바탕으로 한 소비호조, 신성장 관련 강한 투자 사이클 등은 미국 경기가 여전히 견조함을 시사하고 있어 경제 펀더멘탈이 1, 2차 오일 쇼크 당시와 확연히 구분된다.

여기에 엔데믹 국면으로의 전환 본격화는 또 다른 보복 소비사이클을 촉발시키면서 경기를 견인할 공산이 크다.

과거에 비해 글로벌 경제의 유가 의존도가 낮은 점도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를 방어하는 요인이다.

박 연구원은 “부채 리스크, 즉 신용 리스크 역시 미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등을 고려할 때 당장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면서도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는 변수다.이는 고유가상황 지속, 공급망 불안 장기화에 이은 신용 리스크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경기 둔화 리스크도 가시화하는 상황이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개월 연속 3%대의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고, 선행지수 역시 뚜렷한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2월 무역수지가 소폭의 흑자로 전환됐지만 고유가 상황을 고려할 때 무역수지가 재차 적자 전환할 여지는 높다. 국내 경제가 특히 고유가 상황에 취약한 점을 고려하면 우크라이나 상황이 부담스럽다.

그럼에도 미국 등 주요 선진국 경기 호조와 엔데믹 수요 모멘텀이 국내 수출 경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박 연구원은 “반도체 등 IT업황의 반등 가능성과 국내 역시 2분기부터 본격화될 엔데믹 국면으로의 전환에 따른 내수 경기 호조는 국내 경기 침체 혹은 스태그플레이션 진입을 막아 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만 국내 경기 입장에서도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가 가장 큰 변수가 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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