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통령 선거일을 하루 앞둔 8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또 다시 20만명 넘게 발생했다. 위중증 환자는 하루 1000명을 넘어섰다. 비수도권의 의료대응역량은 이미 한계치에 도달했다. 이에 방역당국은 전국 코로나19 위험도를 5단계 중 최고 단계인 ‘매우 높음’으로 상향했다. 전문가들은 대선 투표 현장에서의 감염병 확산을 무시할 수 없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8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20만2721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하루 확진자 수는 26만6849명을 기록한 지난 4일 이후 감소하고 있지만, 5일 연속 20만명대를 기록했다. 누적 확진자 수는 486만9691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9.4%를 넘어섰다. 위중증 환자도 전날보다 52명 많은 1007명 발생해 지난 1월 3일(1015명) 이후 64일 만에 1000명을 넘어섰다.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은 59.6%로 60%에 육박한다. 사망자는 186명 발생했다. 누적 사망자는 9286명까지 늘었다.
당국은 전날 전국 코로나19 주간 위험도를 5단계 중 최고 단계인 ‘매우 높음’으로 상향조정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위험도도 ‘매우 높음’이다. 위험도가 ‘매우 높음’으로 상향된 것은 전국, 수도권은 9주만, 비수도권은 11주만이다. 특히 비수도권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은 62.6%로 전주보다 12.5%포인트 올랐다. 비수도권 의료역량 대비 확진자 발생 비율도 132.2%로 이미 대응 한계치를 넘어섰다. 이 와중에 주간 감염재생산지수는 전국 1.30으로 증가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게다가 대선 투표가 확산을 키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재택치료자는 116만3702명으로 유권자는 약 88만2000명 정도다. 이들은 9일 오후 5시50분부터 투표를 위해 외출할 수 있다. 당국은 외출시간을 당초 5시30분에서 20분 늦췄다. 단, 농산어촌 등에 거주하는 교통약자는 기존 방침대로 5시 30분부터 외출이 가능하다. 확진·격리자는 임시기표소가 아닌, 일반 유권자들이 이용하는 기표소를 이용하게 되며 투표용지 역시 일반 유권자가 이용한 투표함에 직접 투입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대선 투표로 인한 확산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봤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가 앞서 유행한 델타보다 전파력이 강한데다 현재 확진자 수도 10배 이상 많아 코로나19 사태 이후 진행된 과거 두 번의 투표 때와는 양상이 많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투표 인증을 위해 손등에 도장을 찍는 행위로 손에 묻은 바이러스가 도장 인주를 통해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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