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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죄송하다, 이상" 엄마 앞에서 前여친 살해한 조현진의 최후 진술
지난달 21일 충남 천안 동남경찰서에서 이별 통보에 격분해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를 받은 조현진(27)이 검찰에 송치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죄송합니다. 이상입니다."

이별 통보에 격분해 엄마와 함께 있던 여자친구를 욕실로 데려가 흉기로 살해한 조현진(27)이 지난 7일 대전지법 천안지원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밝힌 최후 진술이다.

그는 이 같은 단 두마디의 짧은 말을 남기고 선처를 호소했다. 딸을 눈 앞에서 잃은 엄마는 "조현진이 평생 죗값을 치르고 사형에 처하더라도 내 딸은 돌아올 수 없다. 살인자는 사형이 마땅하다"며 법정 최고형을 요구했다.

이날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채대원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조씨 변호인은 "씻을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르고 어떤 말로도 용서받을 수 없다"면서도 "다만 피고인이 과거 불우했던 가정사를 겪었고, 범행 이후 자신의 집에 있었으며 참회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형사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선처해 달라"고 했다.

검찰은 살인 혐의로 기소된 조씨에게 무기징역형과 함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 2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조현진)이 피해자를 살해하기 위해 흉기를 사서 이를 주머니에 넣고 간 것은 계획성이 명확하게 인정되는 부분"이라며 "(피해자에) 흉기를 휘둘러 결국 과다출혈로 사망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씨가) 사이코패스 성향이 강하게 보였고, 재범 위험성도 높아 엄중한 형사처벌을 내려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돼야 한다"며 구형 이유를 밝혔다.

피해 여성의 어머니는 이날 결심공판에서 의견 진술을 통해 "20대 제일 가장 예쁜 딸이 살려달라는 데 도움을 주지 못했다. 혼자 있을 때면 그날이 생각나고 밤에 잠을 못 잔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아직도 '엄마' 하면서 카카오톡이 올 것 같고, 어디에선가 잘 살고 있을 것 같아서 너무 보고 싶고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이어 "조현진이 평생 죗값을 치르고, 사형에 처하더라도 스물일곱살 내 딸은 돌아올 수 없으니 용서가 안 된다"며 "살인자는 사형이 마땅하다. 사람을 죽여놓고 자기는 살겠다고 하는 파렴치한 저런 인간에게는 법정 최고형을 내려 달라"라고 호소했다.

조씨는 지난 1월12일 오후 9시쯤 충남 천안시에 있는 전 여자친구 집 욕실에서 A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당시 현장에는 딸을 보러 고향에서 올라온 어머니도 함께 있었다. 조씨는 A씨만 욕실로 데려가 문을 잠그고 흉기를 수차례 휘둘러 살해했다.

A씨의 비명소리에 어머니가 화장실 문을 다급히 두드리자 조씨는 문을 열고 나와 A씨 어머니를 밀친 뒤 달아나 자신의 원룸에 숨어 있다 경찰에 검거됐다.

A씨 어머니는 화장실 안에서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딸을 발견했고 119에 연락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A씨는 끝내 숨졌다.

조씨는 지난해 10월부터 A씨와 교제했으나 자신의 경제적 무능력 때문에 갈등을 빚던 A씨가 이별을 통보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조씨의 범행이 잔인하고 범죄사실 증거가 충분하다는 점을 근거로 그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조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다음달 4일 오전 열린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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