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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가 이상한데로 가”…택시서 뛰어내린 여대생 마지막 카톡 공개
“스무살 누나 죽음 바로잡고 싶다” 친동생 靑청원
달리던 택시에서 뛰어내려 숨진 여대생의 유족이 공개한 사고 당시 카카오톡. [유족 제공]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누나의 사고가 누나의 잘못이 아님을 증명하는 것이 누나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경북 포항에서 여대생이 달리는 택시에서 뛰어내려 숨진 사건과 관련해 유족이 사망 경위를 바로 잡고 싶다며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렸다.

대학생 A씨의 친동생은 7일 게재한 청원에서 “기사에선 사고 발생 전 인과관계가 생략돼 있어 누나가 왜 그런 무서운 선택을 했는지 사람들은 함부로 상상하고 이야기한다”며 “사람들이 잘못된 정보로 오해하고 있을 거 같아 저라도 대신해서 누나의 상황을 전달하고 싶다”고 했다.

앞선 보도에서 A씨는 KTX 포항역 근처에서 택시를 타고 학교 기숙사로 이동하던 중 문을 열고 뛰어내렸다가 뒤따라오던 차량에 치여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목적지와 다른 곳으로 향한다며 ‘차에서 내려도 되느냐’고 물은 뒤 운행 중이던 택시에서 내리다 변을 당했다”는 택시기사 B(60대)씨의 진술만이 알려진 상태였다.

그러나 청원인에 따르면 A씨는 지난 4일 오후 8시 40분쯤 KTX 포항역에서 남자친구의 도움을 받아 택시를 타고 대학교 기숙사로 가던 중, 택시가 빠른 속도로 목적지와 다른 낯선 곳으로 향해 멈춰달라는 요구에도 반응이 없자 극도의 불안감을 느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청원인은 “누나는 본인의 상황을 알리기 위해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었고, 남자친구는 전화기를 통해 ‘아저씨, 세워주세요!’라고 요청하는 누나의 목소리를 들었으나 택시기사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며 “어둡고 낯선 길에 혼자 있는 누나는 빠르게 달리는 차량 안에서 극도의 공포감과 생명의 위협을 느껴 차에서 뛰어내리는 선택을 했고, 넘어져 의식이 있는 상태로 택시 뒤에서 이차선으로 차선 변경을 하고 달려오는 차량과 충돌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이 공개한 사고 당시 A씨의 카카오톡에는 남자친구에게 두려움을 호소하는 대화가 이어졌다. A씨는 “이상한 데로 가 택시가” “나 무서워, 어떡해” “엄청 빨리 달려” “(기사에게) 말 걸었는데 무시해” 등의 문자를 보냈다. 이후 남자친구에게 전화도 걸었다. 남자친구는 A씨가 택시기사에게 멈춰달라고 요청하는 소리를 들었으나 반응이 없었다고 한다.

남자친구는 A씨와의 연락이 끊긴 뒤 “괜찮아?” “카톡이라도 받아” “경찰에 전화할까?” “위치라도 말해줘” “경찰에 신고할게” 등의 메시지를 보냈으나 답장을 받지 못했다.

청원인은 “주사 맞는 것도 무서워할 정도로 겁이 많은 누나가 그렇게 무서운 선택을 할 정도였으면 그 상황이 얼마나 무서웠을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면서 “천사같은 누나의 모습이 잊히지 않아서 1분 1초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8일 경북 포항북부경찰서에 따르면 택시기사 B씨는 “행선지를 잘못 알아듣고 다른 대학 기숙사 방향으로 달렸다”고 진술했다. A씨는 사고 당시 술을 마시지는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택시기사 진술 등을 바탕으로 의사소통 과정에 빚어진 오해로 A씨가 달아나기 위해 달리는 차에서 뛰어내렸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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