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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공공의 적이 된 푸틴, 실패로 끝날 제국주의 침략전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전쟁이 개전 일주일이 지나도록 교착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막강한 군사력을 앞세워 속전속결로 침공을 마무리 지을 것이란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애국 우크라이나 시민의 저항은 완강했고 러시아 첨병들은 식량과 연료 부족으로 진군을 멈춘 채 병참 지원만 기다리는 신세다. 오죽하면 민간인 지역 폭격도 모자라 국제사회의 ‘금기’인 핵 카드까지 꺼내 들었겠는가.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러시아의 패전 가능성은 커진다. 애초부터 오판에서 비롯된 명분 없는 제국주의적 침략전쟁이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국민이 러시아의 지배를 갈망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반대였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대피 수단이 아니라 탄약이 필요하다”면서 서방에 지원을 요청하고 직접 전장을 지휘했다. 시민은 “목숨을 내줄지언정 러시아 지배는 싫다”며 결사 항전했다. 군인은 자폭으로 다리를 끊고 시민은 탱크 앞에 드러누워 러시아군을 막았다. 서울팝스오케스트라의 우크라이나 단원 3명은 “악기 대신 총을 들겠다”며 귀국했다. 세계는 조국을 지키려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악전고투를 ‘아름다운 저항’이라고 부르며 원조를 크게 늘렸다.

이런 가운데 유엔총회는 3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철군 요구 결의안을 141개국의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했다. 반대는 5표에 불과했다. 전 세계가 푸틴을 ‘공공의 적’으로 낙인 찍은 것이다. 게다가 러시아 내부의 분열과 균열 조짐도 심각하다. 서방의 경제 제재는 시간이 갈수록 위력을 더하고 이미 러시아 금융시장은 대혼란에 빠졌다. 달러당 75루블이던 환율은 일주일 만에 117.5루블로 치솟았다. 사상 처음이다. 덩달아 식료품물가는 폭등했다.

국제신용평가사들은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투기 등급으로, 6단계나 낮췄다. 정부는 기준금리를 기존 9.5%에서 20%로 높였지만 큰 효과는 없다. 물가와 환율이 더 오르기 전에 현금을 찾으려는 사람들로 뱅크런 사태가 벌어졌다. 연일 벌어진 반전 데모로 체포된 시민이 7600명을 넘는다. 계엄령 선포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것만으로도 푸틴은 전투에서 이겨도 전쟁에서는 이미 졌다. 그 결과는 심상치 않다. 푸틴의 정치적 생명은 위태로워지고 제국주의 러시아의 부흥은커녕 몰락을 재촉할 수도 있다. 그의 황제적 지위가 유지된다 해도 신냉전의 장기화는 군비경쟁을 불러오고 러시아 재정과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힌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경제적 피해 대응뿐만이 아니다. 경제·외교·군사적으로 힘을 갖추지 못하면 언제라도 국난에 처할 수 있다는 각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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