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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저출산·고령화의 그늘, 핵심노동인구 감소·고용률 저하

한국경제연구원이 3일 내놓은 핵심노동인구 감소 관련 보고서는 인구재앙의 문제점을 가장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척추가 휘는데 대책 없이 무시하고 걸어가는 게 현재 한국이 처한 상황이고 25년 후면 주저앉게 된다는 것이다.

핵심노동인구란 생산성이 가장 높은 연령대(25~54세)를 말한다. 이들은 베이비붐 세대의 후손인 X세대와 그 이후 자식들이다. 아직은 괜찮다. 이 인구의 비중은 2020년 기준 45.3%다. OECD 38개 국 중 두 번째로 높다. 아이러니하게도 배고픈 걸 모르고 자란 이들은 자식을 낳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81명이다. 해마다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운다. 이런 추세라면 핵심노동인구는 앞으로 더 빠르게 감소한다.

실제로 통계청의 자료를 기준으로 보면 2030년 40.1%, 2040년 34.7%로 낮아진다. 25년 뒤인 2047년에는 31.3%까지 떨어져 OECD 38개국 중 꼴찌가 된다. 아예 2060년에는 26.9%로 유일하게 20%대에 진입한다. 섬뜩한 일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지난 10년간 OECD 국가들의 핵심노동인구는 연평균 0.2% 증가한 반면 우리는 0.5%씩 감소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렇게 핵심노동인구가 줄어드는데도 일하기는 더 힘들다는 점이다. 이들의 고용률은 현재 75.2%(지난해 1~3분기 평균) 수준이다. OECD 평균(77.3%)에도 미달한다. 열에 두세 명은 취업을 못하거나 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일본(85.9%), 독일(84.3%), 프랑스(81.9%)의 핵심노동인구 고용률은 부러울 따름이다.

이들의 고용률이 낮은 이유는 복합적이다. 고졸 취업이 부진하니 무작정 대학에 진학해 취업 연령이 늦어진다. 여기에다 여성들은 육아·임신·출산 등으로 경력단절이 생긴다. 경단녀 재취업의 어려움은 이미 사회문제다. 우리나라 여성 핵심노동인구 고용률이 64.1%에 불과한 이유다. 우리보다 나쁜 곳은 터키, 멕시코, 콜롬비아 등 경제력으로 비교하기 어려운 국가들뿐이다.

우리나라 인구는 지난해부터 자연감소하기 시작했다. 애초 예상보다 거의 10년이나 빨리 나타난 현상이다. 문제를 인식한 건 오래전이지만 대책이 성과를 내지 못하니 더 무서운 속도로 다가온다. 인구절벽·인구재앙은 국가경제엔 만병의 근원이다. 수요는 줄어들고 시장경제는 기력을 잃는다. 게다가 각종 사회보장비용은 늘어나고 재정은 고갈된다.

이제 저출산·고령화의 문제가 아니다. 저출산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청년들이 결혼하고 아이 낳게 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국가의 미래와 생존이 걸린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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