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3일 완주 입장을 급선회한 이유에 대해 “저는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제 몸을 던져가며 이 나라를 좀 더 좋은 대한민국으로 바꾸고자 정권교체에 몸을 바친 사람이다. 어떠한 개인적 손해가 나더라도 (정권교체) 대의에 따르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윤 후보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단일화 및 대선 직후 합당 선언을 밝히고 난 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간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방식을 주장했었는데 오늘은 왜 단일화 합의를 받았나’는 질문에 “이미 여론조사가 가능한 시간이 지났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법을 찾아야 되지 않겠나”라며 “국회의원으로서 입법 활동을 했지만 성과로 보여주는 행정적 업무는 하지 못했다. 저는 이번 기회를 통해 제대로 우리나라를 좋은 나라로 만드는 변화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제 결심에 따라서 실망한 분들도 많이 계시리라 생각한다”며 “이 자리를 빌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그분들이 실망하시지 않도록 대한민국을 더 좋은 나라로 만드는 제 실행력을 증명해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지난 27일 기자회견 이후 개인적으로 단일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는 질문에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안 후보와) 서로 소통했다”며 “안 후보님을 그전부터 여러차례 만나고 했으면 서로가 훨씬 더 상대방을 잘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지 않았겠나 하는 아쉬움이 많았다. 어제 TV토론을 마치고 늦은 시간에 만나 어떤 구체적 조건이라 할 것도 없이 오늘 공동선언문에 말씀드린대로 대의 함께하기로 저희가 결의 다지고 바로 오늘 아침에 안 후보님과 국민 앞에 서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친 뒤 함께 이동하고 있다. [연합]

다음은 윤 후보, 안 후보와의 일문일답이다.

-합당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

▶제가 안 후보님과 국민의당 관계자분들에게 이런 말씀을 드렸다. 제3지대의 원칙과 소신도 중요하고 정치적 역할도 중요하지만 그동안 (안 후보와 국민의당이) 정계에 투신해서 닦던 경륜으로 국민의힘과 저와 힘을 합쳐서 국민의힘의 철학과 가치의 폭을 넓혀주시고 저희와 함께 새로운 더 좋은 나라 만드는 데 함께 노력해보자고 말씀드렸다. 아마 그동안 해오셨던 정치 활동과 본인 철학이 금방 방향 전환하기는 쉽지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지난 27일에 여러분께서 기대했던 단일화가 성사되지 못했던 것도 안 후보님께서 그동안 제3지대에서의 소신 있는 정치활동을 지지해주신 많은 분들의 헌신과 감사에 대한 마음의 부담이 크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든다. 안 후보님과 양당이 서로 합당함으로써 저희 국민의힘이 국민들에게 더 사랑 받을 수 있게 가치와 철학이 더 확장될 것으로 저희는 기대하고 있다. (윤 후보)

-오늘 안 후보 사퇴는 언제하는 것인가. 윤 후보와 유세에 같이 나갈 계획이 있나.

▶그건 정해지면 말씀드리도록 하겠다.(안 후보)

-안 후보가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로부터 모욕적인 표현을 들으셨다. 앙금은 안 남으셨나. 안 후보가 오늘 공동선언문을 주로 읽었는데 누가 주로 작성한 것인가.

▶저는 별로 관심없는 이야기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그 사람(이 대표)이 어떤 말을 했는지 저는 잘 모른다. 나중에 좀 알려달라. 선언문은 초안이 있다. 그 초안을 새벽에 일어나서 밤새 다듬었고 그것에 대해 윤 후보께서 고칠 부분이 없다, 그대로 하자고 흔쾌하게 동의해주셔서 선언문을 읽게 됐다. (안 후보)

-안 후보가 행정적 업무를 언급했는데 대선 이후 입각을 고려하시는 건가.

▶제가 앞으로 어떤 역할 하는 것이 국민께 정말 도움 되는 일인지, 그리고 우리나라가 한 단계 앞서서 나갈 수 있는 일인지는 솔직하게 좀 더 고민이 필요하다. 여러 가능성이 있지 않나. 우선 선거에서 이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정권교체가 중요하다. 선거에서 그런 말이 있다. ‘고개 드는 순간 진다’라고. 지금 단일화 한 게 선거승리했다는 말이 아니다. 더 겸허하게 노력하고 국민께 다가가서 호소해야 저희가 선거승리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다음에 선거 승리하고 나면 제가 어떤 일로 국민께 보답하고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은 그때 할 수 있다. 다만, 제가 꼭 하고 싶은 일 중 하나는 현재 국민의힘을 보다 실용적 정당, 중도적 정당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그래야만 더 많은 지지층을 확보하는 대중정당이 될 수 있다. 일부 기득권 세력만 토호하는 옛날 모습으로는 이번에 정권교체 하더라도 다시 실패할 수 있고 또다시 국민 외면 받을 수 있다. 그런 일이 있어선 안 된다. (안 후보)

-안 후보 측이 사퇴설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후보간 회동에서) 그런 이야기도 했나. 지방선거가 있어서 바로 합당에 나서야 된다는 이야기도 있다.

▶질문 취지를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어찌 됐든 안철수와 윤석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사실상 하나가 됐다. 누가 누구에게 사과하고 누가 누구로부터 사과를 받고 이런 문제가 아니라 우리는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함께 미래로 가는 생각만 머리에 차 있다. 그렇게 답변 드리겠다. 지방선거 문제보다는 저희가 국민 승리의 대선을 이끌어내고 대선 직후에 신속하게 합당 절차를 마무리할 생각이다. (윤 후보)

-어제 TV토론 후 새벽에 만났다고 들었다. 누가 제안한 건가.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다. 안 후보님이나 저나 서로 만나고 싶어했고 그런 이야기는 TV토론 끝나자마자 서로 연락이 됐다. 저도 TV토론 마치고 일정이 하나 있었다. 안 후보께서 제 일정 끝날 때까지 조금 기다려주셨고 늦은 시간에 만나 새벽 두 시 넘도록 대화를 했고 그렇게 해서 오늘 아침에 여러분께 저희가 하나 되는 모습을 보여드리게 된 것이다. (윤 후보)

-민주당이 추진 중인 정치개혁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안 후보는 토론에서도 밝혔듯 다당제가 소신이라고. 이제 선거 직후 국민의힘과의 합당으로 거대 양당에 속하게 되는 것인데.

▶저는 다당제가 제 소신임을 분명히 밝힌다. 지금까지 87년 체제 이후 양당제가 나름대로 역할을 했다. 민주화도 하고 추진력을 가질 수 있으면서 대한민국을 여기까지 끌고 왔다. 그렇지만 한계에 부딪힌 게 서로 양당끼리 싸우기만 하고 민생 문제 해결을 못 했다. 더 나가서 선거에서 이긴 사람이 세금으로 자기 편 먹여 살리는 일을 하고 민생을 돌보지 않았다. 이런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게 두 가지다. 첫째는 선거구제 개혁이다. 지금의 소선거구제로는 거대 양당만 존재할 수밖에 없다. 이 문제를 중대선거구제로 바꾸든지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로 바꿔야 한다. 둘째는 결선투표제 도입이다. 이 문제는 학자들마다 개헌이 필요하다, 필요하지 않다는 말이 있지만 헌법재판소의 판결부터 얻는 게 순서다. 위헌 소지 없으면 바로 선거법을 통과시켜서 다음 대선부터는 이런 후보 단일화가 필요없는 더 바람직한 대통령 선거제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입장에서 사실 저는 민주당도 진정성 갖고 있다고 믿고 싶다. 그래서 민주당도 선거 승패와 상관없이 얘기하셨던 다당제가 기반이 되는 국회의원 선거구제 개편과 대통령제, 권력구조에 대한 부분 함께 합의해서 진행하기를 바란다. (안 후보)

-안 후보의 지지라고 하면 윤 후보 공약에도 지지하는 것인가. 안 후보가 비실용적 공약이라고 비판한 게 대표적으로 병사월급 200만원이다.

▶저와 안 후보님 공약에 차이가 있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저희가 단일화 하고 합당을 해서 정부를 함께 운영한다고 하는 건 서로의 차이를 논의를 통해 극복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취지로 봐주시고 서로 다른 부분들은 저희들이 서로의 의견들을 조율해가면서 하겠다. (윤 후보)

▶제가 추가로 말하겠다. 그래서 인수위원회가 있는 것이다. 인수위는 공약을 가지고 실제로 실현가능한지, 거기에 있는 재정추계가 정확하고 실현가능성이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군대에서 고칠 점들이 많지 않나. 병사월급이라든지 최첨단 무기체제의 우선순위라든지 그런 문제는 전략적으로 굉장히 중요하다.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각 당마다) 다른 분야 전문가들이 있다. 저희는 저희대로, 국민의힘은 국민의힘대로. 그래서 함께 모여서 인수위에서 논의하면 보다 더 대한민국을 위해 훨씬 좋은 안이 만들어질 수 있는 시너지가 날 수 있을거라 믿는다. (안 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