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후보가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선거캠프에서 ‘정치교체·공동정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오늘 대통령 후보직을 내려놓는다”면서 “오늘부터 이재명 후보의 당선을 위해 다시 운동화 끈을 묶겠다”고 밝혔다. [연합]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후보가 2일 후보직 사퇴 및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지를 선언한 이유에 대해 자신의 정치교체 가치에 이 후보가 적극적으로 반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도 만났냐'는 질문에 "(이 후보와의) 합의 내용을 양당 후보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제안했다. 윤 후보와도 만나서 제가 주장하고 있는 내용에 대한 말씀도 드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후보에게도 같은 취지의 정치개혁 제안을 했지만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취지의 설명이다.

그는 다만 "제가 윤 후보와 만나서 한 얘기를 말씀드리는 건 적절치 않을 것 같다. 자세한 말씀을 드리지 못하는 것을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이 후보와 만남에 대해서는 "최근에 세 차례 만났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 번은 (이 후보가) 저희 캠프로 직접 방문했고, 어제(1일)는 제가 마포 쪽 유세를 하고 있는데 1시간 전에 연락이 와서 찾아오는 그런 모양을 갖추면서 얘기를 나눴다"며 "저희가 제시한 합의문을 한 글자의 고침도 없이 그대로 수용하고 뜻을 같이했다"고 했다.

자신의 정치개혁 요구에 이 후보가 적극적으로 화답하면서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앞으로의 역할에 대해서는 "저는 기득권에 편입되기 위해 이 결정을 한 게 아니라 기득권을 깨기 위해서 이 결정을 했다"며 전날 이 후보와의 공동 선언 합의문 자체가 '기득권을 깨는, 담대한 대장정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과 교류에 대해선 "지난주에 두 번 만나 충분히 대화를 나눴다"며 "김 박사께서는 개헌과 정치개혁에 대해 누구보다도 강한 의지와 신념이 있으시다. 제가 양당 후보들에 제시했던 내용에 대해 거의 100% 공감해주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공동 합의문에 나오는 삼권분립 이야기는 김 박사가 주신 내용을 포함시킬 정도로 개헌과 정치개혁에서 뜻을 같이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또 "(김 전 위원장이) 새 정부에서 개헌과 정치개혁에 대한 추진기구라든지, 중요한 역할이 주어진다면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서 마다치 않겠다는 말씀도 제게 하셨다"며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까지 된 것은 아니지만 역할이 있다면 아마 김 박사께서도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서 기꺼이 하실 것으로 저는 믿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과의 합당계획에 대해서는 "그런 건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저희 새로운물결이 13개 광역지구당을 짧은 시간에 만들었고 거기에 참여해주신 당원 동지 여러분은 이 정치판을 바꾸고 우리 후손에게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어주자는 마음으로, 정말 순수하게 참여하신 분들"이라며 "이분들의 취지를 끝까지 살려서 우리 당을 유지하고 제 갈 길을 갈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이 분들(지지자들)이 혹시 ‘마음 서운해할까 봐’ 가장 마음이 아프다"고 언급하는 대목에서 목이 멘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이어 "대한민국 정치교체와 기득권 깨기라는 가치의 실현을 위해 현재 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차선이었다는 것을 이해시켜드리고 싶다"며 "그 취지를 앞으로도 잊지 않고 초심으로 끝까지 가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정치적 야합이나 정치공학으로 하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은 서울 종로구 보궐선거에 나선 새로운물결 송문희 후보가 민주당의 직·간접 지원을 받게 되냐는 질문에는 "그런 생각은 할 수 있겠지만 이 과정에서 (민주당과) 그런 것을 조건으로 얘기 나눈 적은 한 번도 없다"며 "우리 가치와 소신으로 송문희 대변인이 뚜벅뚜벅 갈 것이고 저는 선거운동을 지원할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