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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현실이 된 100달러 고유가시대, 장기 대응책 필요하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국제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에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은 1일(현지시간) 유가 안정을 위해 비상 비축유 6000만배럴을 방출하기로 합의했다. 2011년 이후 처음이다. 규모도 러시아 원유 수출량(하루 400만배럴)의 15배에 달한다. 한국도 동참한다. 국제원유시장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공급 부족은 없을 것”이라는 메시지로 이보다 강한 것은 없다.

그런데도 이날 뉴욕시장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10% 넘게 뛰면서 배럴당 105.61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106.77달러로, 9% 뛰었다. 모두 2014년 이후 최고 가격이다. 선물은 2~3개월 후 인도물량이다. 앞으로 상당 기간 이 같은 고유가는 계속된다는 얘기다.

사실 우크라이나 사태는 국제유가의 추가 상승 요인일 뿐이다. 고유가 시대에는 이미 들어섰다. 국제유가는 2015년 12월에 40.2달러였다. 그 후 10여년간 해마다 평균 10%씩 올랐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요 폭발로 2011년 100달러를 넘겼던 경험으로 인해 고유가에 대한 인식이 무뎌진 것이다. 배럴당 70달러면 고유가이고, 100달러는 초고유가라고 해야 옳다.

고유가는 당분간 해결될 기미도 없다. 높은 가격에도 전 세계적으로 기름 생산량이 늘어나지 않는다. 글로벌 탈탄소 그린에너지 전환 정책 때문이다. 오죽하면 증산이 가장 손쉬운 셀 석유도 증가량이 미미하다. 중동 역시 산유량을 늘리지 않는다.

게다가 러시아는 장기전을 고려한 침공이 분명해 보인다.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를 대비한 듯 5000억달러에 이르는 러시아 외환보유액 중 달러는 15%에 불과하다. 러시아 원유와 가스를 수입하지 못하면 당장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곳은 유럽이란 자신감도 한몫한다.

이제 높은 기름값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계속되는 추세로 봐야 한다. 고유가는 물가를 자극하고 성장률을 떨어뜨리며 경상수지를 악화시킨다.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으면 성장률은 0.3%포인트 낮아지고, 소비자물가는 1.1%포인트 오르며, 경상수지가 305억달러 악화된다는 분석(현대경제연구원)도 있다.

국제유가는 자체 노력으로 통제 가능한 변수가 아니다. 공급이 아닌 수요로 풀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나마 정부는 원전 정상화로 수요의 한축을 바로잡았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제 남은 것은 에너지 과소비 성향을 바로잡는 일이다. 에너지 절약을 유도할 혁신적인 정책과 인센티브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 지금은 3차 오일쇼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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