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 ‘정치란 양보와 타협의 결과물’ 자각못한 윤·안

야권 대선후보 놓고 벌이는 국민의힘 윤석렬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간 낯뜨거운 책임 떠넘기를 보면 이들이 과연 대권을 꿈꾸는 게 맞는지 의심스럽다. 정치란 ‘끝없는 대화의 과정’이라는 사실조차 모르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의심이 우려로 변하게 되는 이유다.

‘무엇으로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라는 저서를 통해 하버드대 정외과의 스티븐 레비츠키와 대니얼 지블렛 교수는 정치 대화의 중요성을 잘 설명한다. 정당 정치에서 모든 국민을 만족시키는 정답은 없다. 민주주의는 다양성 그 자체다. 반대의견을 말살하는 독재나 전체주의가 아니다. 그래서 정답은 없다. 적절한 해결책만 있을 뿐이다. 양보와 타협의 결과물이란 얘기다. 그건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만들어진다. 해결책마저도 반대와 부작용을 최소화한 결과일 뿐이다. 그래서 국민을 설득해야만 한다. 그 과정 역시 괴벨스식 홍보여서는 안 된다. 국민과의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 결국 정치의 기본은 대화다.

두 야당 후보의 단일화 과정에 제대로 된 대화가 있기나 했는가. 안 후보 측은 지지율이 서너 배가 되는 윤 후보에게 여론조사 방식의 국민경선룰을 덜컥 던져놓고 받으라고 종용만 했다. 안 후보라고 역선택 응답의 부작용을 모를 리 없다. “숙이고 들어오면 나눠주겠다”는 윤 후보측의 배짱 응대도 상대방 자존심에 대한 배려라곤 찾아보기 어렵다. 애초부터 기본을 무시한 채 “내 약만 팔겠다”는 식으로 접근하는데 해결책이 나올 리 만무했다.

결과는 뻔했다. 안 후보는 단일화 제안 1주일 만인 지난 20일에 결렬 선언을 했고 힘들게 재개된 막후 협상도 27일 윤 후보의 “최종적으로 결렬 통보를 받았다”는 기자회견으로 국민에게 실망만 안겨줬다. 정권교체론을 가진 국민은 정작 자신들이 지지하는 대표선수에게 뒤통수만 연거푸 맞은 셈이다. 한술 더 떠 그들은 아전인수식 까발리기만 해댔다. 대화를 해도 해도 모자랄 판에 서로가 대화의 통로를 막아버리는 데 혈안인 듯한 모습이다.

이래서는 두 후보들에게 미래가 없다. 선거 결과와는 무관하다. 진다면 더 말할 것도 없다. 여론몰이에 힘입은 ‘덜컥 후보’가 대선에 패배하고 정당 정치인으로 뿌리 내리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10년 넘게 파괴력 없는 소액 주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안 후보도 달라질 건 하나 없다.

설령 대선에 이긴다 해도 올바른 정치를 해나갈 것이란 믿음을 주지 못한다. 정치가 잘 될 리 없다. 국민은 등을 돌릴 것이다. 단일화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두 후보는 이제라도 정치의 기본을 인식하기를 바란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