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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2년…부자가 나랏돈 더 받는 나라된 한국
최근 2년 공적이전소득 상·하위 20% 비교
상위가 하위보다 나랏돈 더 많이…역전현상
“대기업 대표인 나까지…처음 나랏돈 받아”
위·아래 바뀐 복지, 재난지원금 등이 주 원인
2020년 2분기·작년 하반기 증감율 특이점
상위 20% 공적이전소득 최대 160% 상승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대기업 임원인 나한테도 재난지원금을 주더라. 첨엔 기부도 생각했는데, 나라에서 난생처음 받은 나랏돈이다 보니 써봤다. 좋더라. 우리 어머니도 받곤, 첨엔 ‘이 돈이 어떻게 나한테까지 오느냐’고 하다가, 이젠 ‘왜 안 나오느냐’고 한다.”

최근 한 대기업 계열사 임원은 사석에서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2020년 전 국민 재난지원금 등 코로나19가 터지면서 무분별하게 펼쳐진 ‘보편복지’에 대한 평가였다. 부자·서민을 막론하고 모두에게 나눠주는 복지성 지출이 처음엔 고깝다가도 일단 받으니 좋았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2년을 거치면서 나랏돈이 가난한 사람보다 부자에게 더 많이 돌아가는 현상이 생겨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적이전소득이 1분위(소득하위 20%)보다 5분위(소득상위 20%)에게 더 돌아갔다. ‘가난한 사람에게 좀 더 많이’란 복지성 지출의 기본 성격 자체가 어그러진 셈이다.

25일 기재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2년 5분위가 1분위보다 7만원 가량 더 받았다. 5분위 가구당 평균 공적이전소득은 최근 2년 379만383원에 달했다. 반면 1분위는 372만744원에 그쳤다. 공적이전소득은 흔히 생각하는 나랏돈이다. 정부의 각종 지원금과 아동수당·노령연금 등 각종 수당·연금이 포함된다. 소득이 적은 사람에게 보다 많이 돌아가도록 설계돼 복지정책을 대표한다. 그런데 세금 등으로 마련되는 이 재원에서 역진성이 발생했다.

과거에는 이렇지 않았다. 공적이전소득을 처음 통계청에서 발표하기 시작한 2019년 5분위는 128만8337원을 받았다. 1분위에게는 148만3149원을 지원했다. 소득 하위 20%의 공적이전소득이 상위 20%보다 25만4812원 더 많았다.

특히 2020년에는 소득상위 20%가 191만7723원을 받아 하위 20% 공적이전소득 181만5236원보다 10만2487원을 더 타갔다. 지난해에는 5분위가 187만2660원을 받아 1분위 195만6608원보다 더 많이 받기는 했지만, 그 차이는 3만2848원으로 2019년과 비교해 크게 줄었다.

원인은 증감률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해 4분기 공적이전소득 증감률은 5분위(소득상위 20%)가 26.5%를 기록해 1분위(하위 20%) 9%보다 17.5%포인트 높았다. 부자가 서민보다 빠른 공적이전소득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지난 2년 동안 다수 일어났다. 지난 2020년 2분기 소득상위 20%의 공적이전소득 전년동분기대비 증감률은 160.3%에 달했다. 반면 하위 20%는 59%에 그쳤다. 지난해 3분기에는 5분위 41%, 1분위 21.8%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2020년 2분기에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이 있었고, 지난해 3분기에는 소득하위 88%에게 지원금을 나눠줬다”며 “2020년 2분기와 지난해 3분기 분위별 증감률에서 나타난 특이사항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4분기의 경우 손실보상이 있었는데, 사실 지원대상 중에는 자영업자 사장님으로 아직 많은 소득을 올리는 분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기재부는 이와 관련 기여도를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절대값은 5분위가 많더라도 기본적인 소득규모 차이가 있기 때문에 공적이전소득이 소득이 기여하는 수준은 소득하위 20%에서 더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공적이전소득의 소득 증가 기여도는 1분위가 3.9%포인트로 가장 높았다. 5분위는 0.8%포인트였다.

가구원 수 차이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주요 공적이전소득인 재난지원금 등은 일인당 정액으로 지급됐다. 소득이 비교적 많지 않은 1분위는 5분위보다 가구원 수가 적은 경우가 있기 때문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지난해 4분기 가구원 수는 1분위 1.49명으로 5분위 3.22명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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