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文대통령, 대선 코앞 호남 방문…野 ‘선거 개입’ 비판
여야 후보 호남구애속 미묘한 행보
靑 “군산은 文 대통령 제일 아픈 손가락
재가동 결정 지금이 적기…말년 없다”
李도 최근 “친문은 아픈 손가락” 표현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전북 군산을 찾았다. 대선을 보름 앞두고 여야 대선 후보가 앞다퉈 호남에 공을 들이며 초박빙 대결을 벌이고 있는 시점에 이뤄진 현장 방문이다. 청와대는 “군산은 문 대통령의 아픈 손가락”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행보를 두고 당장 국민의힘에선 “선거개입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에서 열리는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위한 협약식’에 참석했다. 군산조선소는 2017년 7월 가동을 중단한 이후 4년 7개월 만에 재가동이 결정됐다. 문 대통령은 행사에서 군산조선소 재가동이 가능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했다. 또 이번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통해 전북도·군산시는 친환경선박 선도지역으로도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군산 일정은 여야 대선 후보 모두가 ‘호남 민심’ 구애에 나서고 있는 시점에 진행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 18일 1박2일로 광주를 찾아 호남 7대 공약을 발표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도 지난 22일 군산을 방문했다. 윤 후보는 대선 후보로 확정된 이후 총 네 차례 군산을 찾았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당초 20%이던 윤 후보의 호남 득표율을 30%로 제시했다.

군산 방문은 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충북 오송에 있는 코로나 자가진단키트 공장을 방문한 후 25일만에 재개된 첫 현장 일정이다. 일주일 단위로 공개되는 문 대통령의 일정에는 통상 1~2개의 현장 방문 일정이 포함됐었다. 하지만 대선이 임박하면서 현장 일정이 최소화됐다.실제로 문 대통령의 대선 당시 공약이었던 낙독강 하구둑 재개방 행사에도 문 대통령은 직접 참석하지 않고 영상 축사로 대신한 바 있다.

‘청와대의 선거개입’을 비판해온 야권으로선 문 대통령의 이번 호남 방문을 곱게 볼 리 없다. 국민의힘은 앞서 문 대통령이 윤석열 후보의 적폐청산 발언에 반발 사과를 촉구했을 때, ‘선거개입’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역대 대통령의 경우 임기말 모두 레임덕을 겪었다. 일부 대통령의 경우 지지율이 한자리 수가지 떨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여당의 대선 후보들은 모두 현직 대통령과 차별화를 꾀했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의 대통령의 지방 방문은 여당 후보에게 오히려 독이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역대 대통령들은 선거운동기간중의 지방 일정을 최소화했다.

임기를 2개월여 남겨둔 시점에서도 40%대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문 대통령의 위상을 고려하면, 이날 군산 방문이 여권 입장에서는 반가울 수 밖에 없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이날 방문에 대해 “현대중공업의 군산조선소 재가동 결정은 지금이 적기”라며 “우리가 말년 없는 정부라는 말씀을 누차 드려왔는데, 방역 그리고 민생경제 챙기는 행보 마지막까지 계속해 나가신다는 그러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가 행사 보도자료에서 사용한 “군산은 문재인 대통령의 아픈 손가락”이라는 표현도 주목된다. 청와대는 2017년 7월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에 따른 전북 지역 경제 타격을 설명하며 문 대통령이 과거 군산에 대해 언급한 표현을 직접 썼다. 공교롭게도 ‘아픈 손가락’이라는 말은 이재명 후보가 최근 친노, 친문 지지자에게 사과하며 쓴 표현이다. 이 후보는 지난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친노, 친문 지지자를 향해 “제게 여러분이 아픈 손가락이듯 여러분도 저를 아픈 손가락으로 받아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박병국 기자

coo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