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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치명률 낮은 건 맞지만 섣부른 낙관 메시지는 되레 毒

코로나 확산세가 폭발적이다. 전날에 이어 24일(0시 기준)에도 신규 확진자 수가 17만명대를 기록했다.

확진자 수가 1만명을 넘었다고 온 나라가 충격과 걱정에 빠진 게 불과 한 달 전이다. 가히 기하급수적 증가세다. 이런 추세라면 다음달 초에는 27만명에 이를 것으로 방역 당국은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예측일 뿐이다. 30만명을 훨씬 넘어갈 것이라는 전문가 전망도 적지 않다. 그 끝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다는 얘기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가 잇달아 방역 완화 메시지를 던지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김부겸 국무총리의 23일 언급이 우선 그렇다. 김 총리는 이날 “코로나19 위중증률과 사망률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서면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정책도 큰 틀에서 개편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확진자 수만 가지고 두려움이나 공포감을 가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 이틀 전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상황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유연하게 거리두기를 조정해나갈 예정”이라고 한 것과 그 맥락이 같다. 보건 실무당국자들은 “엔데믹(풍토병이 된 감염병)으로 변해 가는 과정이라 계절독감처럼 일상적 방역·의료 체계로의 전환을 검토할 수 있다”는 말도 하고 있다. 종합해보면 지금 코로나 확산을 주도하고 있는 오미크론 바이러스는 치명률이 낮아 별 게 아니라는 것처럼 들린다. 자칫 국민의 방심을 유도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시그널이 아닐 수 없다.

오미크론 변이의 중증화율과 치명률이 델타 변이보다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 정부 낙관의 주된 근거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와 관련해 코로나 백신 3차 접종 시 오미크론 치명률은 0.08%로, 계절독감 수준이 된다는 통계도 제시했다. 물론 오미크론의 치명률이 현저히 낮은 것은 맞다. 그렇더라도 그 위력은 계절독감보다는 더 심각한 것 또한 사실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계절독감으로 관리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밝힌 바 있지 않은가. 오미크론의 정점은 여전히 까마득한 상황에서 방역의 고삐를 늦춘다는 것은 아예 방역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방역 피로감에 국민은 지칠 대로 지쳐 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고통은 이미 한계를 넘어섰다. 거리두기 완화와 일상 회복을 바라지 않는 국민은 단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완전 종식의 그날까지 방심은 절대 금물이다. 어떻게든 국민을 안심시키려는 정부 의도는 이해하지만 방역 완화 메시지는 해법이 아니다. 더 견고한 방역 시스템의 구축에 진력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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