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美 여자축구 대표팀, 남자선수들과 동일 임금 받는다 “기념비적 진전”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2019년 FIFA 프랑스 여자 월드컵서 우승한 당시 모습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여자축구 세계최강 미국 대표팀 선수들이 남자 대표팀과 동일 임금을 받는다. 2016년부터 시작된 소송에서 6년 만에 승리한 것이다.

23일 ESPN과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여자 대표 선수들과 미국축구협회는 2400만 달러(약 286억원) 규모의 합의를 이뤘다.

이에 따르면 미국축구협회는 여자 선수들에게 총 2200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아울러 협회는 200만 달러 규모의 기금을 따로 조성해 선수들의 은퇴 후 생활과 여자축구 발전을 지원하는 데 사용하기로 했다. 선수 한 명당 5만 달러까지 신청할 수 있다.

협회는 또 여자 대표팀 선수들에게 월드컵 대회 보너스를 포함해 남자 대표팀과 같은 수준의 수당을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일시금으로 지급하기로 합의한 2200만 달러는 대표팀 선수들이 소송 당시 요구한 6600만 달러에는 크케 못미치는 금액이지만 남자선수들과 임금 평등을 이뤘다는 점에서 큰 진전을 이뤘다는 평가다.

미국 여자축구 간판스타 메건 래피노는 ESPN에 "이는 여성 스포츠에, 특히 여자 축구에 있어 매우 기념비적인 진전이다. 미국 축구가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한 순간이다"고 했다.

대표팀의 정신적 지주인 앨릭스 모건은 "믿을 수 없는 날"이라고 기뻐하며 "우리가 믿는 것을 지키기 위해 거둔 이번 승리는 경기에 선발로 나서서 골을 넣고 승리하는 것보다 값지다"고 했다.

여자 대표팀과 미국축구협회의 싸움은 2016년 시작됐다. 모건과 래피노, 호프 솔로 등 여자 스타 선수 5명이 남자 선수들보다 적은 임금을 받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여자 대표 선수들을 대표해 연방 정부에 진정을 넣었다.

미국 여자 축구가 세계최강을 군림하고 있는데도 상대적으로 성적이 나쁜 남자 선수들에 비해 턱없이 낮은 임금을 받고 있다는 이유다. 미국 여자선수들은 월드컵과 올림픽에서 4번씩 우승한 반면, 남자 대표팀은 월드컵에서 우승 근처에도 못 가봤다.

보너스 체계에서 큰 차이가 있었다. 남자 선수들이 월드컵 대표팀에 뽑힐 경우 6만 7000달러를 받는 반면 여자는 3만 7500달러를 받았다. 남자 대표팀은 FIFA 랭킹 25위권밖의 팀을 이기면 선수당 9375달러의 승리 수당을 받고 패하면 5000달러를 받는다. 여자 선수는 FIFA랭킹 8위밖의 팀과 붙어서 이기면 5250달러를 받고 패할 경우엔 따로 수당이 없다. 월드컵 우승 보너스는 남자가 40만 7608달러, 여자는 11만 달러다.

여자 대표팀은 2019년에는 임금 차별로 인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는 졌지만, 곧바로 항소해 지금까지 법정 싸움을 벌여왔다.

1심 패소 당시 남자선수노조는 성명을 내고 "여자 대표팀 선수들이 남자와 동등한 급여를 받을 자격이 있는 게 아니라, 최소한 3배 이상 더 많은 보상을 받아야 한다"며 여자 선수들의 주장을 적극 지지했다.

anju1015@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