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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동치는 국제유가에 전기요금 인상 불가피 [우크라 쇼크]
한전, 24일 지난해 실적 공시…사상 최대 적자 가능성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우크라이나 사태에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전력이 오는 24일 지난해 연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사상 최대의 영업적자를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발전 연료비가 기록적으로 상승한데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탈석탄 정책으로 신재생에너지 관련 투자까지 급격히 늘면서 업계에선 한전이 자금조달을 위해 매달 2조원어치의 채권을 발행할 처지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전은 오는 24일 오후 지난해 결산실적 잠정치를 공시할 예정이다. 한전의 지난해 3분기 누계 매출은 전력 판매량 증가로 1조1794억원 늘어난 45조564억원이었다. 그러나 연료비 증가에 영업손실은 1조1298억원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원유, 천연가스, 석탄 가격이 동시다발적으로 치솟아 영업적자 규모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점쳐진다. 발전 연료비 증가분을 요금에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의 시행이 지연되며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응하지 못한 것이다.

특히 한전은 지난해 4분기 연료비 급등에 따라 영업적자 규모가 역대급으로 추정된다. NH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2021년 4분기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71달러, 뉴캐슬 유연탄은 t당 146달러로 연료비와 전력구입비 모두 부담이 되는 수준”이라며 4분기에만 2조6000억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냈을 것으로 분석했다.

무엇보다 올해 한전 실적은 암울하다. 정부가 예고한 대로 4월과 10월에는 두 차례에 걸쳐 기준연료비를 1킬로와트시(㎾h)당 4.9원씩 인상하고 기후환경요금도 4월부터 1㎾h당 2원 오른다 해도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더 가파를 수 있기 때문이다. 22일(미 동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92.3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년 전만 해도 50~60달러였던 WTI 가격은 장중 한때 5% 이상 오른 배럴당 96.00달러에 거래됐다.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오르면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사오는 전기도매가격(SMP) 상승세가 이어질 수 밖에 없다. 20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SMP는 1kwh(킬로와트시)당 213.26원(통합 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 1일(127.81원)과 비교해 67% 증가한 수치다.

또 급진적인 탈탄소 정책도 한전의 경영난을 부추기고 있다. 발전 자회사들이 신재생 발전을 빠르게 늘리는 과정에서 LNG 발전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LNG 발전은 주요 에너지원 중 연료비와 유지·보수비 가격이 가장 비싸 많이 가동할수록 수익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LNG 가격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LNG 현물 가격은 t당 1136달러에 이른다. 작년 1월(413달러)과 비교해 3배 가까이 올랐다.

경영난 속에 신규 투자까지 확대하자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한전이 신규 투자나 운영자금 마련 등을 위해 매달 1조5000억~2조원, 연간 기준으로 20조원 안팎의 채권을 발행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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